제목 | 송영진 신부님_<1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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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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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5-04 | 조회수39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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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도 함께 가겠소.’ 하였다. 그들이 밖으로 나가 배를 탔지만 그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시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못 잡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더니, 고기가 너무 많이 걸려 그물을 끌어 올릴 수가 없었다(요한 21,3-6).” “그들이 뭍에 내려서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물고기가 놓여 있고 빵도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먹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가운데에는 ‘누구십니까?’ 하고 감히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다가가셔서 빵을 들어 그들에게 주시고 고기도 그렇게 주셨다(요한 21,9-13).”
1) ‘고기잡이 기적 이야기’는 ‘그물의 비유’에 연결됩니다. “하늘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마태 13,47-50).” 사도들은 세상이라는 바다에 그물을 던져 ‘사람을 낚는 어부들’입니다(마태 4,19). <사도는, 사람들을 ‘죽음’이라는 바다에서 구해내서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일을 하는, ‘주님의 일꾼’입니다.>
2) 예수님께서는 첫 제자들인 어부들을 부르실 때 ‘고기잡이 기적’을 일으키셨습니다(루카 5,4-6). 그래서 요한복음에 있는 ‘고기잡이 기적’도 부활하신 예수님의 ‘새로운 부르심’을, 또는 ‘부르심을 재확인해 주심’을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3) 루카복음에서는, 어부들이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상황은, 먹고사는 것이나 신경 쓰면서 사는 인생의 허무함을 상징하고, 요한복음에서는, ‘예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 바로 그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요한 15,5).” 또 루카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입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루카 24,49).” 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사도들이 고기를 잡으러 간 것은,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성령을) 받기도 전에 성급하게 무엇인가를 해 보려고 시도한 일로 해석됩니다. 예수님 없이, 또 성령의 도우심도 없이, 자기들만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시도했다가 아무 성과도 얻지 못하고 실패한 것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4) 복음서에 사도들이 자신들만의 힘으로 일하려고 하다가 실패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어떤 아이에게서 마귀를 쫓아내려고 했다가 실패한 이야기가 그것입니다(마르 9,18). 그때 사도들은 예수님께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라고 물었고,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마르 9,28-29). 사도들이 기도를 하지 않아서 마귀를 쫓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예수님의 힘’이 아니라 ‘자신들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려고 했음을 나타냅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도는 사도 직무를 수행하지 못합니다. 사도들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신앙인은 늘 기도하면서 주님의 힘으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인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5) 루카복음의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 5,4).” 라는 말씀과 요한복음의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요한 21,6).” 라는 말씀은 ‘같은 말씀’입니다. ‘깊은 데’와 ‘배 오른쪽’은 예수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걸어가는 길,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상징합니다. 그 길과 삶은 허무에서 벗어나서 영원을 향해 나아가는 길과 삶이고, 자기 자신도 구원을 받고 다른 사람들도 구원받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는 길과 삶입니다.
6) 사도들이 잡은 물고기 숫자 ‘153’은 충만함, 보편성, 완전함 등을 상징합니다.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교회의 일치를 상징합니다. 이 숫자는 예수님의 다음 말씀에 연결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요한 14,12).” ‘그보다 더 큰 일’은 ‘더 위대한 일’이 아니라, 예수님보다 더 멀리 가서, 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뜻합니다. 신앙인은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하시던 일을 이어받아서 할 뿐만 아니라, 온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부활 제3주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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