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양승국 신부님_어린이들은 마치 세공을 기다리는 진귀한 보석 같습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05 조회수46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린이들을 만나기 힘든 시골인데, 가끔 부모와 함께 저희 피정센터를 찾는 어린이들을 만나면 얼마나 반갑고 귀하고 소중한지 모릅니다. 저도 모르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자세를 낮추고, 다정하게 이름을 묻고, 축복해주게 됩니다.

나이가 들었지만 제 핏속에 살레시안의 푸른 피가 돌고 있기에 어쩔수 없는가 봅니다. 아직도 아이들이 그렇게 좋고, 그래서 기회 닿는 데로 아이들을 초대합니다.

한 본당에 사순특강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좀 놀랐습니다. 주임 신부님의 강요였는지, 정확히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중고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이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 시간 남짓 특강 시간이 무척 힘들었을 텐데, 초집중하며 강의를 듣는 것이었습니다. 강의를 마친 후에 너무 기특해 어린이들에게 가서 고생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는데, 한 친구는 또 말을 어떻게 그렇게 예쁘게 하는지! “신부님 감사해요. 지금까지 들은 특강 중에 제일 감동적이고 좋았어요.”

저는 그 뒤로 어린이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도 다들 나름 생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도 나름 주관이 있고, 선호하는 바가 있고, 그들 특유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무엇보다도 그들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시고, 선을 향한 의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은 마치 세공을 기다리는 진귀한 보석 같습니다. 이미 존재 자체로 존귀하고 가치가 있습니다. 세공사들인 부모와 교사, 기성세대들이 어떻게 동반하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들을 각별히 사랑하셨고, 만날때마다 그들을 축복하셨습니다.

오늘 어린이 날을 맞아 꼭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느님이 맺어주신 동반자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린이들은 그들이 지닌 순수함과 천진무구함, 무죄함과 티없음으로 인해 존재 자체로 사랑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진리를 말입니다.

물론 어린이들은 아직 성장 중인 여린 묘목 같기에, 약하고 흔들리지만, 그들 안에 반드시 그들을 선으로 인도하는 주님의 영께서 자리하시고, 그들을 성장시키신다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신앙 여정은 한곳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성장하고 움직여야 마땅합니다. 우리네 인생은 어린이로 시작해서 무럭무럭 성장한 이후, 어느 순간 어른이 됩니다.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늘어나는 것이 고정관념이요 안주본능, 욕심이요 집착 등등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어른에서 어린이로 되돌아갈 순간입니다. 어린이들의 그 해맑음, 천진난만함, 순수함을 회복할 순간입니다. 어린이들 특유의 아버지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와 순수한 믿음을 회복할 순간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