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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숨'소리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07 조회수48 추천수4 반대(1) 신고

 

부활 제3주간 수요일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요한 6: 35)

 

 

부활은 '살아 있음'의 새로운 방식입니다.

부활은 죽음을 이긴 예수님의 생명이

내 삶 안으로 스며드는 사건입니다.

 

이 생명은

나의 깊은 굶주림을 채우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회복시키고,

비교와 자격 없는, 자유로운 나로 이끌어줍니다.

 

사랑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성과, 능력, 외모, 자격'으로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재고 있고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듯 외롭고 힘들어 보입니다.

그는

'너는 가치가 없어.'라는 눈길과 메시지를 말없이 보내는 이들 속에서 지내야 했고,

무리에서 배제된 채, 홀로 공부하며 벼텨야 했습니다.

때로는 자신을 어쩌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 속에서

스스로를 감추고 싶어 했습니다.

 

더는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삶은 메말랐고,

몸마저 말라가는 것을 지켜보는 나는

마음이 아픕니다.

 

나는 허공에 부르짖습니다.

"이런 내 친구에게도 부활이 올까요?"

"왜 예수님은 지금 살리겠다고 하지 않으시고

마지막 날에 살리신다고 하시나요?"

"지금 살려주세요."

 

이 절규와 함께 오늘 복음을 다시 읽습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이 사랑하는 친구와 나를

부드럽게, 조용히 초대하십니다.

함께 오라고, 함께 머물자고

그 친구가 느끼는 고립과 수치심, 버려짐

그 모든 '죽음 같은 감정들' 속에

예수님은 함께 머무시고자 하십니다.

 

당신도 한때 외면당하고 버려졌던 분이기에,

친구의 눈물과 말라가는 몸을 누구보다 잘 아십니다.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결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친구가 오늘 겨우 내뱉은 한숨,

마지막 힘을 짜내어 던진 기도,

'이렇게라도 살아 있어야 하나'라는 체념 섞인 말조차

예수님은 거절하지 않으십니다.

그 모든 것을 품고 계십니다.

 

주님은 친구의 상처 난 존재 전체를 받아들이시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생명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불어넣고 계십니다.

그 생명은

세상이 원하는 방식처럼 "빨리, 눈에 띄게"가 아니라,

작고 느리며, 그러나 분명하게 스며드는 방식입니다.

 

주님은 약속하십니다.

"나는 마지막 날에 너를 다시 살릴 것이다."

 

이 말은 미루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의 선언이었습니다.

"나는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너를 기억하겠다.

너의 존재는 이 세상 어떤 실패도, 어떤 판단도 지울 수 없다"

 

지금 친구가 버티고 있는 자리가

바로 부활이 시작되는 자리라는 걸 깨닫습니다.

예수님과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내가 곁에서 있다는 사실,

그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걷고 있다는 이 진실이

바로 부활하신 주님의 생명이

지금 이곳. 친구의 삶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친구의 절망은 나의 절망이 아닙니다.

나의 희망이 친구의 희망이 될 것이고,

나는 그날까지 그의 곁에 머무를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숨으로

조용히 나와 함께 해 주시는 주님

오늘도 저를 살게 해주세요.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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