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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승국 신부님_성숙하고 균형 잡힌 동반자의 필요성!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08 조회수54 추천수7 반대(0) 신고

 

수도 생활 내내 여러 공동체를 전전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은 곳에서 살고 있음에 늘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피정 센터 바로 앞이 작은 해수욕장입니다. 식당은 뷰가 좋은 카페 같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휴무 날 조금만 나가면 낚시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고기라는 것이 아무 때나, 아무데서나 잡히는 게 아닙니다. 물때가 중요합니다. 바닷물이 하루 두 번 쫙 빠져나갔다가 잠시 멈춥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오기 시작하는 때, 초들물이라고 하는데, 그때 잘 잡힙니다.

그리고 바람이 불지 않아야 합니다. 바람 터져버리면 끝입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이 포인트입니다. 고기들이 모여 노는 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그런 장소는 인기척이 드문 곳, 산을 두 개 넘고 비탈길을 내려가야 됩니다.

한번은 제가 산 두 개를 넘어 포인트에 갔었는데, 바람도 한점 없고, 초들물이고, 그야말로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어깨가 아플 정도로 잡았습니다. 잡는 족족 커다란 망에 집어넣었는데, 한 50마리 넘어가면서 슬슬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산 두 개 넘어가야 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어떡하나?

해가 슬슬 넘어가기 시작하길래, 낚시대를 접고, 망을 들어올렸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우럭 가시가 날카로운데, 무게에 망이 찢겨서 다 도망가고 머리 딸리는 친구들 딸랑 두 마리만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무조건 망 바깥에 있는 고기들 잡아내는데만 신경썼지, 망 안에 들어온 고기는 신경을 전혀 안 쓰다보니 다 도망가버린 것입니다.

꼭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 보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 밖 비신자들 전교해서 예비자 교리반으로 인도하고 세례를 받게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있으니, 그것은 어망 안으로 들어온 신자들을 관리하고 재교육하는 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런 재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물이 주일미사 참여율 30 퍼센트가 무너지고, 20 퍼센트도 간당간당할 지경입니다. 냉담자가 급증하고, 젊은 사람들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교구나 본당, 수도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특강, 연수나 세미나 등 배움의 기회가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교육센터나 피정 센터도 더 많아져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새 영세자들이나 초보 신자들을 영적으로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성숙하고 균형 잡힌 동반자의 필요성입니다. 눈먼 사람이 눈먼 사람을 인도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영성 생활이나 기도 생활이 뒷전인 사람이 어떻게 영적 안내자가 될수 있겠습니까?

이런 면에서 오늘 첫 번째 독서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말이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사도 8, 31)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내시의 적극성이 참으로 대단합니다. 신앙의 진리를 향한 강한 탐구열도 존경스럽습니다. 그는 그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여행해서 예루살렘까지 왔습니다. 여행길 내내 성경 말씀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보면 세례만 받지 않았지, 하느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을 하느님께로 안내할 성숙한 동반자가 정말 필요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신앙을 더욱 성장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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