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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08 조회수42 추천수3 반대(0) 신고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요한 6,44-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으로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선택과 결정을 하기 전에, 우리 마음이 하느님께로 이끌리는건 자유의지의 영역을 넘어서는 ‘선물’입니다. 하느님께서 매 순간 여러가지 방식으로 우리를 당신곁으로 부르시기에, 우리에게는 그 부르심이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누릴 기회가 되기에, 하느님의 부르심 자체가 우리에게는 은총이자 축복인 겁니다. 하느님께서 강하게 이끌어주지 않으셨다면 세상의 근심 걱정과 유혹에 마음이 휘둘리느라 내 마음이 온전히 그분을 향하지 못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의 부르심을 답답한 구속이나 족쇄가 아니라 초대이자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려주시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한 이들을 마지막 날, 즉 종말의 날에 구원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굳은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후회하는 사람은 주님께 갈 수 없습니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기 때문입니다. 세상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도 주님께 갈 수 없습니다. 여기 저기 두리번거리느라 가야 할 방향을 잃고 방황하기 때문입니다. 욕망과 집착이 큰 사람도 주님께 갈 수 없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걸 이뤄주시지 않는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체면과 위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주님께 갈 수 없습니다. 군중심리과 분위기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며 예수님을 배신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개하는 사람은 주님께로 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쓸 데 없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주님만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느닷없이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수많은 시몬들은 주님께로 갈 수 있습니다. 주님 뜻에 순명할 줄 아는 온유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주님 얼굴에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드린 수많은 베로니카들은 주님께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올바른 일을 실천할 담대함과 용기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시신을 자기 땅에 모신 수많은 요셉들은 주님께로 갈 수 있습니다. 주님과 그분 뜻을 위해 자기 것을 기꺼이 내어드리고 희생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주님을 위해 회개, 순명, 용기, 희생의 덕을 실천하는 이들은 주님께로 나아가 그분을 “살아있는 빵”으로 모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 빵이 그들을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살아있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을 ‘어떤 빵’으로 모시고 있는지요? 그저 입으로 받아 먹었다가 몇 시간 뒤 몸 밖으로 나가는 ‘음식’으로만 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의 몸을 내 안에 받아모시면서도, 그분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래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영적으로 늘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성체를 모시면 만나를 먹고도 죽은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되고 맙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내 안에 살아계신 주님’으로 만나야 합니다. 먼저 주님을 믿어야 하고, 그분 뜻을 충실히 실천해야 하며, 사랑과 신뢰 그리고 의탁으로 주님과 깊은 일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 안에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신앙생활은 주님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 안에 담고 그분을 바라보며 닮아가는 과정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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