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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4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5-16 조회수97 추천수4 반대(0)

평생 감기 한 번 안 걸렸다는 분도 있고, 감기를 달고 산다는 분도 보았습니다. 저는 1년에 한 번 정도 목 감기가 오는 편입니다. 저도 알고, 감기도 알기에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소금물로 입을 헹구거나, 프로폴리스를 뿌려주면 며칠 있다가 감기는 떠나곤 했습니다. 이번 부활에 감기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여러 친구를 데리고 왔습니다. 잔기침, 가래, 미열, 근육통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성주간을 지내면서 조금 무리했던 것도 원인이 있고, 시간 조절을 잘 못해서 너무 무리하게 생활했던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차를 마시고, 약을 먹었더니 일주일 정도 머물다가 하나둘 떠나갔습니다. 이번 감기를 맞이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여러분이 집을 잘 만들었어도, 그것을 잘 지키지 않으면 더 센 사람이 와서 차지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외적인 집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과 영혼을 뜻합니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신앙생활을 오래 해도, 기도의 집을 잘 지어놔도, 그 안을 지키지 않으면 어느새 악의 세력이 들어와 차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몸이 병에 걸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외부 바이러스가 강해서, 둘째는 내 면역력이 약해서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유혹, 악의 세력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내 영혼의 면역력, 곧 기도와 말씀, 희생과 사랑의 내공이 단단하면 그 어떤 유혹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의 마음속에 하느님만이 채울 수 있는 빈자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 하느님을 모시면 평화와 기쁨이 찾아오지만, 세상의 욕망으로 채우면 오히려 불안과 혼란이 깊어집니다. 하느님 없는 영혼은 빈집과 같습니다. 빈집은 언제든지 도둑이 들어올 수 있는 법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유대인들은 복음을 전하는 사도들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사도들을 모함하고, 박해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율법과 계명의 에 갇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도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복음의 기쁨은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었고, 그리스인들에게는 어리석음이었지만 복음의 기쁨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참된 지혜입니다. 말씀을 거부하는 사람의 마음은 하느님 없는 집입니다. 그 빈자리는 언젠가 다른 것들로 채워지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도들은 예수님과 함께 살았지만,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께서 성공, 권력, 명예를 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높은 자리에 오르면 한 자리씩 차지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필립보에게 하신 말씀도 생각해 봅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믿음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입니다. 하느님과 매일 기도로 대화하고, 말씀으로 호흡하고, 이웃과 나누는 삶이 없다면 우리는 결국 하느님을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몸에 감기가 찾아오는 것처럼, 마음에도 감기 같은 것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작은 불평, 원망, 질투, 무관심. 욕심, 시기, 질투와 같은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마음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우리는 내 안에 하느님이 계셨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마음을 매일 환기해야 합니다. 기도로 창문을 열고, 말씀으로 숨을 쉬고, 희생과 나눔으로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혼의 면역력이 자라고, 믿음의 집이 튼튼해집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믿는 사람의 삶은 기적이 됩니다. 사랑이 되고, 용서가 되고, 치유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는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믿지 못하겠거든 내가 한 일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볼 수 있다면, 우리의 행동과 삶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진다면 우리는 이미 새로운 길에 있는 것입니다. 그 새로운 길을 이끌어 주시는 분은 바로 성령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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