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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1 조회수74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 마태 6,24-34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입을까?’ 하며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리 삶이라는 건 근심 걱정 없이 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남들이 다 우러러보고 부러워할 정도로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도 알고 보면 세상 심각한 근심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다만 무엇을 걱정하는가가 서로 다를 뿐이지요. 그런데 다들 잘 알고 계실 한 통계에 따르면 우리가 평소 하는 걱정거리 중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나서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며, 22%는 우리 삶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소한 문제이고, 4%는 아무리 걱정해도 우리의 능력으로 절대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전체의 불과 4%만이 걱정하고 조심하면 대처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걱정, 즉 유효하고 필요한 걱정이고 나머지 96%는 쓸 데 없는 걱정인 겁니다.

 

믿는 구석이 확실한 사람은 쓸 데 없는 걱정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믿고 따르며, 하느님 아버지께 자신을 온전히 의탁하는 사람들이지요. 즉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확실한 ‘믿을 구석’을 가진 사람들인 겁니다. 그렇기에 온갖 걱정거리들을 끌어안은 채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세상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 그 모든 근심 걱정들을 맡겨드린 채, 내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서 임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결과는 오롯이 그분의 처분을 기다리지요. 걱정은 하면 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어차피 우리 삶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알아서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적당한 때에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차려 입을까? 이처럼 ‘무엇’을 찾는 질문들은 다분히 ‘인간적’인 걱정입니다. 이런 걱정을 하는 밑바닥에는 ‘무엇’에 대한 선택을 인간 편에서 할 수 있다는, 더 나아가 입고 먹고 마시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데에 중요하고 꼭 필요한 문제를 스스로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요. 그러나 그것은 참으로 교만한 생각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모두 헛된 일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참으로 해야 할 걱정은 ‘무엇’을 입고 먹고 마실까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보다 충실히 따르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이지요. 

 

그런 점을 알려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이런 질문을 던지십니다.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유명한 맛집을 찾아가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의 목숨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화려하고 예쁜 옷을 입었다고 해서 나라는 존재가 하느님 보시기 좋은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할 시간에 내가 하느님께서 주신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나에게 주어진 얼마일지 모르는 시간을 하느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실 일을 하기 위해 잘 사용하고 있는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무엇을 입을지를 걱정할 시간에 내가 마음과 영혼이라는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하느님을 닮은 거룩하고 완전한 존재로 변화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성찰의 결과를 지금 여기에서 행동으로 옮겨야겠지요. 그리스도인은 과거를 하느님에 자비에, 미래를 하느님의 섭리에 맡기고, 지금을 하느님의 뜻에 따라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임을 항상 기억합시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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