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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성체성사 예찬”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2 조회수134 추천수8 반대(0) 신고

2025.6.22. 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창세14,18-20 1코린11,23-26 루카911ㄴ-17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성체성사 예찬”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가사를 실감하는 요즈음의 대한민국입니다. 창공의 별처럼 빛나는 순교선열들이, 순국선열들이 수호천사들이 되어 대한민국을 돕습니다. 여전히 기상후 계속되는 만세칠창중 “대한민국-한반도 만세!”기도입니다. 정말 하느님 사랑과 보호를 얼마나 많이 받은 대한민국인지 체험하는 요즈음입니다. 올해의 5월, 6월은 유난히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6월 예수성심성월은 더욱 그러합니다. 

 

축제의 6월 같습니다. 6월 모든 주일이 대축일입니다. 첫주(6/1)는 주님승천 대축일, 둘째주(6/8)는 성령강림 대축일, 오늘 셋째주(6/22)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그리고 넷째주(6/29)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또 금주내에 성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이 있고,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성심 대축일이 있으니 예수성심 6월은 대축일의 달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6월 예수성심성월은 물론 모든 대축일을 하나로 요약하면 ‘하느님의 사랑 대축일’입니다. 모든 대축일이 결국은 참 좋으신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늘은 하느님의 사랑이 결정적으로 드러난 성체성혈 대축일로 사랑의 성체성사를 기리는 날입니다. 그래서 강론 제목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성체성사 예찬”이라 정했습니다.

 

무엇부터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자랑할 것도, 할말도 많은 성체성사의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성체성사로 살아가듯 참으로 믿는 이들 역시 성체성사로 살아갑니다. 명실공히 명품종교, 명품신자, 명품인생으로 만들어 주는 가톨릭교회의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아름다움은 성체성사를 통해 고스란히 표현됩니다. 진정 하느님을, 예수님을, 교회를 사랑하는 이들은 성체성사 미사를 사랑합니다. 교회 생활의 원천이며 정점인 성찬례에 대한 교리서의 가르침입니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 있다. 곧 우리의 파스카이신 그리스도께서 그 안에 계신다.”

 

문득 양노원 지도신부로 계신 옛 장상의, “낙이라곤 미사 하나 뿐인데 내가 이분들을 두고 휴가를 갈 수 없다”는 고백도 생각납니다. 하루하루는 물론 평생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미사은총으로 우리는 ‘일상의 늪’, ‘허무의 늪’에 빠지지 않고 아름답고 거룩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방금 부른 화답송 후렴과 어제 저녁성무일도시 마리아의 노래 후렴, 오늘 아침성무일도시 즈카르야 후렴도 충만한 기쁨과 흥겨움을 선사했습니다.

 

“너는 멜키체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사제이니라.”

“오 거룩한 잔치여, 예수의 몸은 음식이 되었도다, 수난의 기념, 은총의 충만, 장차 영광의 보증이로다, 알렐루야.”

“나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로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리라.”

 

방금 부른 성체송가의 은총은 얼마나 풍요로웠는지요! 제 주특기가 ‘하느님 자랑’입니다. 하느님 자랑하듯 계속 이어갑니다. 2007년 이때쯤 쓴, 가끔 인용했던 “온 세상 제대로 삼아” 자작 애송시도 생각납니다.

 

“주님께서도 아침마다 미사를 드리신다

 불암산 가슴 활짝 열고

 온 세상 제대로 삼아

 모든 피조물 품에 안고 미사를 드리신다

 하늘 높이 들어 올리신 

 둥글고 커다란 찬란한 태양 성체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 받은 이는 복되도다.’

 가슴마다 태양성체 모시고, 태양성체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이다”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존엄한 품위의 존재로 살게 합니다. 성체성사의 신비 또한 삼위일체 신비와 흡사하여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같은 생각이 들지만 용기를 내어 세측면에 걸쳐 세독서 순서대로 특징을 나눕니다.

 

첫째, 성체성사는 ‘축복의 성사’입니다.

하느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일이 축복을 주시는 일입니다. 창세기에서 아브람을 축복한 멜키세댁은 예수님은 물론 사제들의 예표가 됩니다. 축복한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동사 ‘바랔’이 세 번 연속하여 나옵니다.

‘그는 아브람을 축복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하늘과 땅을 지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 아브람은 복을 받으리라.

 적들은 그대 손에 넘겨주신 분,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멜키세덱의 품위를 따라 영원한 대사제 예수님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빵과 포도주를 올리시며 우리 모두를 축복하십니다.

 

둘째, 성체성사는 ‘기억의 성사’입니다.

성체성사는 일회적 성사가 아닙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늘 성체성사의 은총을 기억하고 현재화하여 우리 모두 주님과 하나된 성체성사적 삶을 살게 합니다. 기억이 과거를 현재화하고 희망의 미래를 열어줍니다. 바오로 사도가 오늘날도 계속되는 성찬례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성찬례는 언제나 교회 생활의 중심입니다. 순례여정중인 하느님 백성인 우리는,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계속되는 성찬례의 거행으로 예수님의 파스카 신비를 기억하고 전하면서, 선택된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의 식탁에 앉게 될 천상 잔치를 향하여 십자가의 좁은 길을 걸어갑니다.

 

셋째, 성체성사는 ‘일치의 성사’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미사 구조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주님은 군중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하시고 필요한 이들의 병을 고쳐주시니 바로 미사의 전반부 말씀 전례를 상징합니다. 이어지는 오병이어의 기적은 그대로 성찬전례에 해당됩니다. 하늘 아버지와 늘 일치의 삶을 사셨던 주님은 제자들이 지닌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시니 그대로 기적이 일어나 황량했던 광야는 낙원의 천국으로 변합니다.

제자들은 주님께서 축복하신 빵을 떼어 군중에게 나눠주시니,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도 열두 광주리나 됩니다. 성체성사의 은혜가 차고 넘칩니다. 공동체는 일치와 더불어 주님을 닮은 섬김과 나눔의 사랑의 공동체로 변모됩니다. 다 달라도 공동체의 중심은 성체성사의 주님을 바라보고 모시니 공동체의 견고한, 다양성의 일치입니다.

 

성체성사는 삶의 중심입니다. 여기 성 요셉 수도원에 정주하는 수도형제들은 성당에서 성사(聖事)에 참여하여 축복을 받고, 식당에서 식사(食事)를 통해 육신의 힘을 얻고, 일터인 농장에서 농사(農事)로 먹을 것을 자급합니다. 이런 성사, 식사, 농사의 삼사(三事)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성체성사입니다. 

 

이 지상에서 성체성사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약속이자 선취(先取)입니다. 이미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새하늘과 새땅’의 천국을 앞당겨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하느님을 닮아가는 하닮의 여정에,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다음 묵시록의 고백은 저절로 우리의 고백이 됩니다.

 

“오십시오, 주 예수님!”(Veni, Domine Iesu; 묵시22,20).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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