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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열쇠를 받은 사람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9 조회수47 추천수3 반대(0) 신고

 

 

 

 

2025년 다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열쇠를 받은 사람은 절대 멈추지 않는다> 

 

 

 

 복음: 마태오 16,13-19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교회의 두 기둥인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기념하며, 교회의 본질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16세기, 마르틴 루터는 교회를 향해 중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교회가 과연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받았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의 결론은 ‘아니다’였습니다. 그는 교회가 모든 권한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 결과 고해성사의 사죄권을 부정하고, 미사에서 빵과 포도주가 실제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포기했습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받지 못했다고 믿는 이가 결국 어떤 것들을 ‘포기’하고 ‘멈추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모든 것’을 주셨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 ‘모든 것’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성경은 그것이 바로 ‘성령’이라고 증언합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하신다. 하느님께서 한량없이 성령을 주시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어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 (요한 3,34-35)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심으로써, 바로 이 ‘모든 것’을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모든 것을 받았다’는 이 믿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개인의 삶과 공동체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라집니다. ‘모든 것을 받았다’고 믿지 못할 때, 우리는 멈추어 서거나 길을 잃게 됩니다. 앞서 말한 루터처럼 말입니다.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영혼은 누구보다 뜨거웠고, 그의 붓은 하느님의 창조 세계를 경이롭게 담아냈습니다. 그에게는 분명 세상을 감동시킬 능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에게 인정이라는 열쇠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부족함과 세상의 냉대를 토로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받았다’는 믿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 믿음의 부재는 창작의 기쁨, 즉 그림 그리는 ‘맛’을 잃게 만들었고, 결국 자신의 가슴에 총을 겨누는 비극으로 치달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모든 것을 받았다는 믿음이 없었기에 스스로 멈춰버린 것입니다.

 

 

    반면, ‘모든 것을 받았다’고 믿는 사람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지휘자 장한나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녀는 11살에 20세기 첼로의 황제 로스트로포비치는 그녀에게 “내가 너에게 음악의 열쇠를 넘겨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스승은 그녀에게 단지 첼로를 잘 연주하는 기술이 아니라, 음악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권한’을 주었습니다. 그녀가 받은 것은 첼로에 대한 ‘일부’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이었습니다. 이 믿음이 있었기에 그녀는 첼로라는 악기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첼로의 레퍼토리라는 한정된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교향곡이라는 광대한 우주의 모든 문을 열기 위해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모든 것을 받았다고 믿었기에, 그녀의 음악적 여정은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성 바오로 사도의 삶은 이 역동성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만났지만, 그 권위만으로 독자적으로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명을 확인받고 교회의 질서 안에서 활동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그 뒤 삼 년 만에 나는 케파(베드로)를 만나려고 예루살렘에 올라가, 보름 동안 그와 함께 지냈습니다.” (갈라 1,18)

 

 

    그는 교회의 으뜸인 베드로를 만나 친교를 나누었고, 안티오키아에서는 교회 공동체의 기도를 통해 공식적으로 파견받습니다.

    “그들이 주님께 예배를 드리며 단식하고 있을 때에 성령께서 이르셨다. ‘내가 일을 맡기려고 부른 바르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워라.’ 그래서 그들은 단식하고 기도한 다음 그 두 사람에게 안수하여 내보냈다.” (사도 13,2-3)

 

 

    모든 것을 받은 교회로부터 파견받는다는 말은, 교회가 그리스도께 모든 권한을 부여받고 파견받은 것과 같은 믿음을 가지게 합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주시는 교회를 통해 파견되었다는 것을 알았기에, 때로는 순종하고 때로는 용감하게 발언하며 단 한 순간도 복음을 향한 전진을 멈추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죽음으로만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의 보화를 문만 열면 나누어줄 수 있게 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그것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죽음밖에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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