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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길 위의 돌멩이 -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6-29 조회수64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마태 8,20)

 

 

인간의 깊은 욕구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을 '욕구를 따라 성장하는 존재'로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안정을 원합니다.

먹을 것, 쉴 곳, 나를 보호할 울타리를 원합니다.

더 나아가, 소속감을 원합니다.

사랑받고, 어디엔가 속하며,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안전과 소속의 욕구는 인간의 본능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드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예수님은 우리의 본능적 욕구를 넘어서는 존재 방식으로 사십니다.

주님의 길은 불안정하고, 떠남의 연속이며, 어디서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여정입니다.

 

불안 위에 서는 용기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안전이 사라졌을 때, 나의 존재를 지킬 수 있는가?

소속과 인정받음이 흔들릴 때, 나는 나로 남아 있을 수 있는가?

불안 위에서도 '깨어 있는 나'로 설 수 있는가?

 

예수님이 보여주신 '머리 둘 곳 없는 존재'는 결코 안전욕구를 무시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불안을 이겨내는 더 깊은 용기, 존재의 뿌리를 세우는 내적 자유를 선택하라는 초대입니다.

불안정함을 마주하되, 그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하느님 안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

그것이 바로 '머리 둘 곳 없는 자리'에서 깨어나는 길입니다.

 

왜 주님을 따라나서는가?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안전을 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성인 성녀들은 그분을 따라 불안정한 길로 나섰습니다.

왜 따라나섰을까요? 어떻게 따라나설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을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

그분은 존재의 근원, 하느님과 온전히 하나이기에,

그분 안에 영원한 소속, 흔들리지 않는 안전이 담겨 있기에,

성인들은 외형적 불안정 속에서도, 내면의 깊은 안정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굴과 둥지를 떠나는 불안한 걸음이지만, 그 걸음 끝에 우리는 발견합니다.

"머리 둘 곳 없는 자리조차, 결국 하느님 품 안이었다."

이 깨달음이 나로 하여금 불안 위에 서는 용기를 내게 합니다.

세상의 안전을 잠시 내려놓고, 하느님 안에 머무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주님,

저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소속되고 싶고, 안전하게 머물고 싶은 저의 마음을 아십니다.

그런 저를 당신은 '머리 둘 곳 없는 자리'로 저를 부르십니다.

주님,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불안 위에서도 당신을 따라 걷게 하소서.

그 길의 끝에서,

세상의 안정이 아닌,

당신 안에 머무는 깊은 평화를 만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마태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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