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양승국 신부님_주님께서 활동하실 시간을 기다립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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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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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8:46 | 조회수18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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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꿈꾸실 것입니다. 언젠가 주님께서 ‘짠’ 하고 내 눈앞에 나타나셔서, “바로 나다.”라고 당신을 드러내시던지, 그게 아니라면 꿈속에서라도 목소리라도 한번 들려주시면, 참 좋을텐데... 그런데 우리 주님은 여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분이십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분이십니다. 항상 희미하고 신비로운 베일 속에 숨어 계시는 듯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의 시선으로 주님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고, 인간의 지성으로 주님의 실체가 명명백백히 드러난다면, 그것도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확신하고 있지 않습니까? 주님께서는 어느 다른 하늘 아래 계시는 분이 아니라 내 영혼 안에, 내 심장 안에, 내 일상 안에 언제나 함께 살아 숨쉬고 계신다는 진리를. 그런데도 우리는 틈만 나면 울고불고 난리 치면서, ‘주님이 어디 계시냐?’며 외칩니다. ‘주님도 무심하시지! 당신이 계시다면, 어찌 이런 일을 겪게 하시냐?’며 울부짖습니다. 주님과 함께 배를 타고 갈릴래아 호수를 건너가고 있던 제자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며, 세상만사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자신들과 같은 배에 타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잠시 큰 풍랑이 일어 배 위를 덮치자, 혼비백산한 그들은 소리소리를 지르며 호들갑을 떱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마태 8,25) 예수님 입장에서 참으로 한심한 제자단, 아직도 갈 길이 먼 제자단의 모습이었기에 크게 꾸짖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마태 8,26) 아직도 제자들은 스승님에 대한 정확한 신원 파악이 덜 된 것입니다. 그저 스승님을 말씀 좋고, 기적도 일으키는 신통방통한 대 예언자 가운데 한 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명석하고 탁월한 스승으로서, 장차 헤로데를 누르고 유다의 왕으로 등극하실 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죽은 사람도 살리시지만, 폭풍마저도 좌지우지하실수 있는 전지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의 외아들이십니다. 존경과 선망의 대상을 넘어 경배와 신앙, 흠승과 찬미의 대상인 분이십니다. 아무리 큰 시련의 파도가 닥쳐온다 할지라도 비명을 지른다 던지, 원망을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 공동체 안에, 우리 가정 안에, 내 안에 굳건히 현존하시니 말입니다. 단 주님의 결정적이거나 궁극적인 개입은 조금 더디거나 늦을 수가 있습니다. 그도 당연한 것이 그분의 시계는 우리 인간이 차고 있는 시계보다 훨씬 천천히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같고 마치 한 토막 밤과도 비슷하나이다.”는 시편 말씀처럼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도 잠깐 휴식하실 수도 있고, 오늘 갈릴래아 호수 위에서처럼 잠시 주무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련의 파도가 닥쳐오더라도 그분이 우리를 떠나신 것은 결코 아니니, 너무 걱정한다거나, 소리소리 지르면서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주님의 시간, 주님께서 활동하실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보면 주님의 때가 반드시 다가올 것입니다. 그분께서 깨어나시고, 역동적으로 활동하시는 시간이 반드시 다가올 것입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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