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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순교적 삶 “순교영성의 생활화”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05 조회수42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5.7.5.토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신심미사

 

 

2역대24,18-22 마태10,17-22

 

 

순교적 삶

“순교영성의 생활화”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어제 강론에 한 대목 추가합니다. ‘서로가 벽壁이 아니라 주님을 볼 수 있는 창窓같은 우정의 관계’라면 얼마나 자유롭고 편안한 사랑의 관계일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의 순교입니다. 주님 사랑의 지극한 표현이 순교입니다. 예전 2세기 순교영성의 시대에는 많은 신자들이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 때문에 순교를 갈망했습니다. 순교자들의 피는 교회의 씨앗입니다. 가톨릭교회는, 특히 한국교회는 순교자들의 교회입니다.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순교성지요 전국토가 성지입니다. 

 

지난 엊그제 7/2일에는 어느 수도회 장상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공동체의 배려로 3개월 동안 국내성지순례차 첫 번째 들린 수도원 방문이었고 함께 저녁미사를 봉헌했고 저녁식사도 했습니다. 장상의 순교성지 여정에 주님의 축복 가득하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참으로 관광순례여행에 국내성지순례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것입니다. 관광의 허전함을 보완해 주는 성지순례 영적체험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만여명의 순교자들을 낸 교회는18-19세기 한국 가톨릭교회뿐입니다. 죽은자들이 살린자들을 살린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무수한 순교자들, 순국자들이 나라를 살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 가사의 실현임을 믿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만세칠창에 하나 “한국순교자들 만세!” 더하여 만세팔창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만25세! 꽃다운 나이에 순교한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를 봉헌합니다. 오늘 시간되면 부를때 마다 감동을 선사하는 최민순 작사, 이문근 작곡의 성가 287장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노래' 를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제 고향집은 성 김대건의 생가터 솔뫼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입니다. 한국성직자들뿐 아니라 저는 감히 ‘대한민국-한반도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라 칭하고 싶습니다.

 

비상한 순교만 있는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순교도 있습니다. 순교영성의 일상화가 마침내 비상한 순교도 맞이할 수 있게 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알게 모르게 계속되는 순교의 역사입니다. 오늘 역대기 하권의 제1독서는 요아스의 변절로 인한 여호야다 사제의 아들 가브리엘 사제의 순교를 보여줍니다. 그가 순교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남기고 간 경고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주님의 계명을 어기느냐? 그렇게 해서는 너희가 잘 될리 없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

 

사필귀정이요 인과응보입니다. 참으로 자나깨나 일편단심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순교영성의 일상화가, 주님 평화의 전사로서의 삶이 참 절실한 작금의 현실입니다. 총칼만 안들었지 정말 영적전쟁치열한 삶의 전쟁터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원리가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조심하여라, 걱정하지 마라, 인내하여라 셋입니다.

 

물론 오늘 복음은 1-2세기 실제적 순교현실에 대한 기술입니다. 사람들을 조심하라 합니다. 차별과 분별은 다릅니다. 약육강식, 각자도생의 이리떼 세상같기도 한 현실에서 비둘기 같이 순결하되 뱀같이 슬기로워야 합니다.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여 무지로부터, 악마로 부터 오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어 ‘걱정하지 마라’입니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거나 불안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고백처럼, 착한 목자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시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은총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런 걱정 역시 믿음 부족의 반영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다음으로 인내입니다. 인내의 믿음, 인내의 사랑, 희망의 인내, 인내의 겸손, 인내의 용기, 인내의 구원, 늘 거기 그 자리 산같은 인내의 정주입니다. 노승이자 고승에 속하는 노수도승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인내의 대가, 겸손의 대가라는 것입니다. 순교영성의 일상화를 위한 결정적 요소가 바로 인내입니다. 오늘 복음의 결론이 강조하는 바, 끝까지 견디는, 버티는 인내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함께 사는 공동체생활 역시 순교영성의 일상화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부부는 '살아 있는 순교자'라 하는데, 어느 형태의 공동생활이든 역시 영적훈련, 인내의 훈련에는 제일입니다. 그리하여 성 베네딕도는 공동생활중 형제들의 ‘육체나 품행상의 약점들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합니다. 건드리지 말고 그냥 놔 두라합니다. 이는 방관이나 방치가 아니라 지극한 사랑의 인내로 참아 견디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전 수도공동생활이 인내의 수련, 인내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 베네딕도의 다음 아름다운 예고 말씀이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수도생활과 신앙에 나아감에 따라 마음이 넓어지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감미로써 하느님의 계명들을 달리게 될 것이다.”

 

고진감래요 인내의 열매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순교영성의 일상화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주의 가르침에서 결코 떠나지 말고, 죽을 때까지 수도원에서 그분의 교훈을 항구히 지킴으로써, 그리스도의 수난에 인내로써 한몫끼어 그분 나라의 동거인이 되도록 하자. 아멘.”

 

그대로 순교자들의 살아 있는 후예가 바로 이런 수도자들이요, 삶의 현장에서 어려움을 잘 견디어 내고 있는 가톨릭 교회신자들입니다. 잘 들여다 보면 가톨릭 신자들 영혼 깊이에는 면면히 계승되는 순교영성의 DNA가 있습니다. 명실공히 명품신자, 명품인생을 만드는데 결정적 요소가 사랑과 섬김으로 요약되는 순교영성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순교적 삶에 참 좋은 도움이 됩니다. 끝으로 늘 나눠도 늘 새로운 제 좌우명 기도를 나눕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마태5,12ㄱ).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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