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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07 조회수62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14주간 월요일] 마태 9,18-26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의 자비에 전적으로 자신을 의탁하는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한 사람은 예수님께 죽은 딸을 되살려달라고 청하는 회당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예수님의 옷자락 술을 몰래 만진 여인입니다. 주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은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먼저 회당장은 예수님께 자기 집까지 함께 가셔서 죽은 딸에게 손을 얹어달라고 청합니다. 수많은 군중들에 둘러싸여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계시는 예수님께, 굳이 자기 집까지 함께 가달라고 청하는 건 꽤나 수고스러운 일입니다. 그만큼 회당장 한 사람을 위해 많은 시간을 내셔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죽은 딸의 몸에 손을 대어 안수를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유다교의 율법 상 죽은 이의 몸에 내 몸이 닿으면 부정한 상태가 되고 그 부정을 씻으려면 성전으로 사제를 찾아가 복잡한 정결 예식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꽤나 불편하고 난처한 부탁을 서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주님의 자비를 신뢰했기 때문이었겠지요.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그분이라면 당신을 굳게 믿는 이의 간절한 청원을 외면하실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다음으로 열 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을 앓던 여인은 매일 같이 피를 흘리며 율법적으로 부정한 상태에 있는 자기 처지를 생각하여 차마 예수님 앞에 병을 고쳐달라고 당당히 나서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자비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분을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예수님이라면, 그분의 옷자락 술을 스치듯 만지는 것만으로 그분의 자비와 은총이 자기 안에 흘러들어와 충분히 병이 나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대로 실행합니다. 그런 그녀의 행동은 보기에 따라 ‘미신’적인 주술 행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병에서 낫고자 하는 마음, 주님의 자비를 입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기에 했던 행동이지요.

 

예수님은 그들이 믿은 대로 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바라시는 참된 믿음이란 그분의 ‘존재’에 대한 막연한 긍정도 아니고 그분의 ‘신원’에 대한 논리적이고 신학적인 분석도 아닙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마귀도 그분의 존재나 신원은 확실하게 믿지요. 예수님은 당신을 믿고 따르는 우리가 당신의 자비를 굳게 믿고 의탁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자비를 굳게 믿는 이들은 ‘무자비한 종의 비유’에 나오는 종처럼 이웃 형제 자매에게 무자비하게 굴지 않습니다. 자기가 정한 기준에 맞춰 다른 이들을 심판하거나 단죄하려고 들지도 않습니다. 자신이 이미 입은 주님의 큰 자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다른 이에게 자비를 실천하지요. 내가 그렇게 할 때에 주님의 자비에 대한 믿음이 나를 구원으로 이끌어 줍니다. “용기를 내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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