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하느님의 얼굴 “믿는 우리가 하늘 나라의 실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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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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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7-10 | 조회수36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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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7.10.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창세44,18-21.23ㄴ-29;45,1-5 마태10,7-15
하느님의 얼굴 “믿는 우리가 하늘 나라의 실현입니다”
“주님과 그 권능을 구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찾아라.”(시편105,4)
어제에 이어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서 요셉과 그 형제들의 만남이 이야기의 절정입니다. 말그대로 해피엔딩입니다. 요셉의 고백이 참 감동적입니다. 오늘 독서는 요셉의 일부 고백만 전하지만 이어지는 장문의 고백은 정말 장관입니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이집트에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은 여러분이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요셉을 통해 온전한 참사람 하나 만나는 느낌입니다. 요셉은 물론 우리의 삶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모두가 하느님의 손길 안에서 일어난 섭리의 역사임을 깨닫습니다. 아직은 미완인 내 고유한 삶의 성경책 자주 렉시오 디비나 하며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어 요셉은 그의 아우 벤야민의 목을 껴안고 울었고, 형들과도 하나하나 입을 맞추고 그들을 붙잡고 울었다 합니다.
요셉의 너그럽고 관대한 모습이 그대로 하늘 나라의 실현인 듯, 요셉을 바라보는 형제들은 흡사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 했을 것입니다. 앞서 야곱이 밤새 하느님과의 치열한 대결후 에사우 형을 만났을 때 에사우의 너그러운 환대에 대한 야곱의 선물과 더불어 고백도 연상됩니다.
“이 선물을 받아주십시오. 정녕 제가 하느님의 얼굴을 뵙는 듯 주인의 얼굴을 뵙게 되었고, 주인께서는 저를 기꺼이 받아 주셨습니다.”
참으로 인간의 얼굴은 곧 ‘프니엘’ 하느님의 얼굴을 드러낼 때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온전한 참나의 실현임을 깨닫습니다. 다음 옛 현자의 말씀은 그대로 요셉은 물론 예수님과 모든 성인들에게 해당된다 싶습니다.
“어른스러움이란 곧 관대함이다.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은 자신에 대한 엄격함에서 나온다.”<다산> “군자는 세 번 변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위엄이 있고, 가까이 다가서면 온화하며, 말을 들어보면 엄정하다.”<논어>
채근담에 나오는 춘풍추상春風秋霜,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에게는 가을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하라’는 고사성어와 일맥상통합니다. 흡사 요셉은 복음의 예수님의 예표처럼 보입니다. 요셉을 통해, 마침내 예수님을 통해 환히 드러난 하느님의 얼굴이요 하늘 나라입니다. 단숨에 읽혀지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입니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져 주어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실현되는 하느님의 꿈, 하늘 나라입니다. 하늘 나라의 실현인 주님을 만날 때 온전한 치유에 감사요 관대함이요 우리 하나하나는 하느님의 얼굴을 반사할 것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 은총입니다. 이어 주님은 소유가 아닌 존재에, 가난과 겸손, 무소유의 정신에 투철할 것을 명령하십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말그대로 무소유는 아니더라도 무소유의 초탈한 삶일 때 그대로 우리는 하느님의 얼굴을 드러낼 것이며 하느님 은총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 주님은 너그러운 형제들의 환대에 의존하되 민폐를 최소화하면서 어느 집에 들어가든 먼저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라 하십니다.
말 그대로 하늘 나라를 실현하는 주님 평화의 사도로, 선교사로 살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로 ‘프니엘’, 하느님의 얼굴을 닮게 하시고, 오늘 지금 여기 각자 삶의 자리에서 평화의 사도가 되어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시편34,9).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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