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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달은 달이다 -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12 조회수50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 제자가 스승처럼 되고 종이 주인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태 10,25)

 

 

비교와 자기상실의 시대

 

“제자가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문득 멈춰섭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더 나은 사람이 되려 애쓰며 살아가는지요.

더 유능하게, 더 인정받게, 더 많이 사랑받기 위해…

그러나 그 애씀 뒤에는

비교와 판단, 조급함,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슬픔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조용히 건넵니다.

“스승처럼 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높아질 필요도, 앞서갈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고 머무는 것이 제자의 길입니다.

 

존재의 깊이로 초대하는 말씀

 

예수님은 행위보다 존재를 보십니다.

“무엇을 할까”보다, “어떤 존재로 살아갈까”를 묻습니다.

스승처럼 '되는 것'

이것은 단순히 역할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존재 양식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제자의 완성입니다.

 

충분하다

 

“제자가 스승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말씀은 존재의 완전성을 선포합니다.

더 많이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도,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불안도 내려놓게 합니다.

나는 지금 이대로

그리스도와 일치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충분합니다.

이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안일함이 아니라,

이미 사랑받고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확신입니다.

 

고난을 통한 일치의 신비

 

하지만 왜 제자도 스승처럼 고난을 겪어야 할까요?

그것은 단순한 운명의 반복이 아닙니다.

사랑의 본질이 자기 비움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셨듯,

그분을 따르는 우리도

자기 중심에서 벗어나 타자를 위한 존재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세상의 기준과 맞지 않기에,

저항과 거절, 고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십자가 안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깊이 연결된 존재가 됩니다.

 

존재의 해방

 

“충분하다”는 말은

우리를 얽매던 수많은 사슬을 끊어냅니다.

더 성취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더 잘나야 한다는 피로에서

더 인정받아야 한다는 불안에서

우리 존재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나는 이미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입니다.

 

스승처럼 된다는 것

 

스승처럼 된다는 것은

존재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소유 중심에서 나눔 중심으로

지배 중심에서 섬김 중심으로

자기 중심에서 타자 중심으로

이것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은총으로 주어지는 변화입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우리 안에서

이 변화를 시작하게 합니다.

 

존재 자체가 기도가 되는 삶

 

“제자가 스승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말씀은

우리 존재 깊은 곳에 평화의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불안 속에 머물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도이며,

찬양이고, 선교가 됩니다.

 

주님,

더 많이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저를 해방시켜 주소서.

 

당신 안에서

저의 참된 정체성을 깨닫고

그 존재 안에 머물며

당신 제자로서,

당신과 같은 존재 양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믿게 하소서.

 

비교와 경쟁의 피로에서 벗어나

평화로 살아가게 하시고,

저의 존재 자체가

세상에 전하는 복음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존재영성, 연중시기, 마태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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