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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02:03 조회수92 추천수1 반대(0)

은행에 다니는 형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형제님은 은행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전통적인 은행의 업무는 대출과 예금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은행 업무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이용해서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의 방향은 여러 가지입니다. 부동산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투자와 주식 투자 그리고 신산업에 대한 투자입니다.” 저는 형제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세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나의 교회를 세울 것이다. 그 어떤 것도 나의 교회를 무너트릴 수 없다.” 교회의 사명은 3가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셨던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마귀 들린 사람에게서 마귀를 쫓아내는 것입니다. 병자를 고쳐주는 것입니다. 갈릴래아에서 시작된 교회는 2000년 동안 주어진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유럽의 대학과 병원은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한 사회복지 시설도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1784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세워진 교회는 박해를 이겨내고 500만 명이 넘는 신앙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서울 대교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다양한 사목의 방향을 정하였습니다. 260여 개의 본당에서 성사와 전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학대학교에서는 사제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동성 고등학교와 가톨릭 대학교에서는 교육을 통해서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평화방송과 가톨릭 평화신문은 언론을 통해서 교회의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성모병원은 의술을 통해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평화 상조는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느님의 품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던 젊은이들에게 교회는 피난처가 되어 주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젊은이들을 잡으러 왔던 경찰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여러분이 저 젊은이들을 잡으려면 먼저 나를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내 뒤에는 사제들이 있고, 그 뒤에는 수도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젊은이들을 잡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1980년도에 교회에서 시작했던 내 탓이오.’ 운동은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회의 시작은 예수님이시고, 그분의 뜻은 오늘 복음 말씀 속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 율법 교사가 대답합니다.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이 말씀은 단지 도덕적인 권면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신앙인의 정체성이며, 교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하며, 자비를 실천함으로써 세상 안에 사랑의 씨앗을 심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런 삶을 투자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은행은 수익을 위한 투자를 하지만, 신앙인은 사랑을 위해 투자합니다.

 

오늘 저는 그리스도의 자비를 실제 삶에서 실천하신 두 분의 신부님을 생각합니다. 먼저, 오웅진 신부님입니다. 신부님은 충청북도 음성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공동체, ‘꽃동네를 세웠습니다. 신부님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사랑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계산은 은행이 하고, 사랑은 우리가 해야 합니다.” 사랑의 투자는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을 살리고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이태석 신부님입니다. 수단 남부 톤즈에 머물며 의사로, 교사로, 사제로 살아가셨던 분입니다.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병원이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의료봉사를 하셨습니다. 신부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들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품게 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신부님이 남긴 사랑의 씨앗은 지금도 톤즈에서 싹트고 있습니다. 오웅진 신부님과 이태석 신부님은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살아낸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삶은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그 말씀은 너희에게 아주 가까이 있다. 너희의 입과 너희의 마음에 있기에, 너희가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맏이이시다라고 고백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이 세상 속에서 자비의 실천을 위해 투자하면 좋겠습니다. 말뿐인 사랑이 아니라, 행동하는 자비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상처받은 이웃에게 다가서고, 외로운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동행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투자이며, 하느님 나라의 증거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봅시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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