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보나 벤뚜라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13 조회수142 추천수1 반대(0)

거인들의 발걸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성경 속 네 인물, 아브라함과 모세, 베드로와 바오로의 지도력을 비교하며 우리 시대의 지도력에 대해 묵상하게 합니다. 먼저 모세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해방 시킨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처음부터 용감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말이 느리고, 자신감이 없었고, 책임지는 것이 두려웠던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모세의 지도력은 신중함이었습니다. 사람의 뜻이 앞서기보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기다리고 분별하며 움직였습니다. 그 신중함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홍해를 마른 땅처럼 건너게 하시고, 불기둥과 구름 기둥으로 길을 인도하시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백성을 먹이셨습니다. 반석에서 물이 터져 나왔고, 시나이산에서는 십계명을 주셔서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모든 사건은 모세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신중한 모세를 통해 이루신 구원의 역사였습니다. 모세는 내가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 제가 듣겠습니다라고 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또 다른 유형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부르심 앞에서 안정감 있게 응답한 사람입니다. 떠나라 하면 떠났고, 아들 이사악을 바치라는 말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안정감은 바로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는 믿음에서 나왔습니다. 가라는 부르심, 아들을 바치라는 시험 앞에서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응답했습니다. 베드로는 사교적인 지도자였습니다. 실수도 있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어 했고, 예수님께 다가가려 했던 열정이 있었습니다. 오순절 성령 강림 후에는 예루살렘의 중심에서 당당히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그의 사교성은 공동체 안에서 하나 됨을 이끄는 큰 힘이었습니다. 바오로는 추진력의 지도자였습니다. 다마스쿠스에서의 회심 이후 그는 복음 전파를 위해 쉼 없이 움직였습니다. 수많은 도시를 순회하며 교회를 세우고, 편지를 보내며 가르쳤습니다. 추진력은 복음을 머무르지 않게 하고, 끊임없이 전진하게 했습니다. 이 네 사람의 특징을 곰곰이 묵상해 봅니다. 신중함의 모세, 안정감의 아브라함, 사교성의 베드로, 추진력의 바오로. 그들 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하느님께 쓰임 받았습니다. 그들이 가진 차이는 하느님 안에서 조화를 이루었고, 그들의 공동체는 그 조화 속에서 살아났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지도력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혹은 직장에서 우리가 맡은 자리에서 우리는 모세처럼 신중합니까?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안정감이 있습니까? 베드로처럼 사람들 안으로 들어가며 마음을 엽니까? 바오로처럼 추진력 있게 살아갑니까? 하느님께서는 단 한 가지 모습만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진 성격과 재능, 심지어 약함까지도 하느님께서는 도구로 쓰십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자리에서 정직하게 응답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신중함으로, 아브라함은 안정감으로, 베드로는 사교성으로, 바오로는 추진력으로 하느님의 일에 쓰임 받았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신중한 성격이라면, 모세처럼 귀 기울이는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한결같은 사람이라면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다면, 베드로처럼 공동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앞장서기를 좋아한다면, 바오로처럼 복음을 널리 퍼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약점도 강점도 모두 사용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그분의 부르심에 , 주님이라고 응답하는 마음입니다. 그럴 때, 우리도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하나의 거인의 발걸음을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소돔과 고모라에 내려졌던 재앙보다 더 큰 재앙이 내릴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라는 강력한 요청입니다.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은 피어납니다. 알이 깨어지는 아픔이 없이 병아리는 세상을 볼 수 없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힘들고 어려운 일은 있었습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며 절망하는 것도 우리의 선택이고, 장애물을 넘어서는 용기를 가지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희망을 품는 것도 우리의 선택입니다.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먼저 회개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신 고을들을 꾸짖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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