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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7-14 조회수45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마태 10,34-11,1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우리는 온종일 여러가지 고민과 갈등에 파묻혀 살아갑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갈등하는 건 대개 좀 더 쉽고 편한 삶을 살아가려는, 더 많은 것을 차지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마음 때문이지요. 반면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하며 양보하고 희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별 다른 고민을 하지 않습니다. 당장 귀찮고 힘들다고 배척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그러나 우리가 이처럼 자신의 행복과 안위만을 위한 이기적인 고민만 하다보면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하느님의 계명과 구원의 진리에 대한 고민은 저 끝으로 밀려나버립니다. 그리고서는 그런 고민이 없는 잔잔하고 편안한 삶을 평화라 착각하며 안주하려고 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런 것은 당신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신 참된 평화가 아니라고 하십니다. 쉽고 편한 삶만 쫓는 나태한 이들에게는 당신께서 주고자 하시는 참된 평화를 받아들이는 일이, 날카로운 칼로 자기 살을 베어내는 것처럼 아프고 괴로울 거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프고 괴로워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힘으로 짓밟고 억누르는 불의와 폭력을 평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는 안됩니다. 나를 거스르는 거대한 힘이 무섭고 두렵다고 타협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세속의 가치관이 아니라 주님의 시선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그분 뜻에 맞게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세속적인 평화 대신 칼을 주겠다고 하시는 것은 그것을 이용하여 잘라내야 할 것을 단호하게 잘라내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수술용 칼을 이용해서 썩은 환부와 암세포를 잘라내듯, 우리가 회개하여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부정적 요소들을 잘라내라는 겁니다. 첫째로 ‘죄’라는 고리를 끊어버려야합니다. 우리는 나에게 잘해준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두려워 그가 불의한 것을 요구해도 참거나 따를 때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그런 자기 모습을 합리화하지요. 그러나 그와 맺은 관계를 억지로 붙들겠다고 죄라는 고리까지 끌어안고 있으면 무거운 연자맷돌을 목에 매단 사람처럼 멸망이라는 수렁 속으로 점점 더 깊게 빠져들 뿐입니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회개의 칼로 죄라는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버려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내 마음을 휘어잡고 있는 탐욕과 집착이라는 고리를 끊어버려야 합니다. 내가 세상 것에 필요 이상으로 욕심 부리고 집착할수록 주님과의 관계가 점점 더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돈에 눈이 멀고, 권력과 명예에 눈이 멀고, 인간 관계에 눈이 멀면 주님과 그분 뜻이 보이지 않지요. 그래서 엉뚱한 곳을 헤매다 지치고 절망하여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립니다. 이처럼 신앙의 길을 끝까지 걷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면 그 끝에 있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으니,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 그 무엇보다 당신을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마지막으로는 나 자신을 끊어내야 합니다. 내 생각만이 옳다고 여기는 교만과 독선을 끊어내야 합니다. 나라는 존재 안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부분이 있다면, 마음 독하게 먹고 그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너무 아프다고, 내 삶이 무너지는 것 같아 두렵다고 그대로 방치하면 결국 나 자신을 완전히 잃게 됩니다. 그러나 의인을 의인이라서,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이웃을 이웃이라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과 영원한 생명이라는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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