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김건태 신부님_모든 법의 주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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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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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7-18 | 조회수47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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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말씀은 율법 준수에 최선을 다했던 바리사이들의 질문, 안식일법을 근거로 한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모든 율법의 기초가 되는 신법(神法)으로서의 십계명은 세 번째 계명에서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내라”(탈출 20,8; 신명 5,12) 하고 지시하며, 아울러 이 계명 설정 배경을 설명합니다. 탈출기와 신명기의 안식일법 설정 배경이 다소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생명을 위한 쉼의 시간이라는 데에는 공통점을 보입니다.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께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고 이의를 제기합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 어떤 일을 말하는 걸까요? 십계명을 담고 있는 본문은 이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경우를 위해서, 다시 말해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한 경우를 위해서, 유다교는 성문 율법으로서의 토라(=모세오경)를 구체화하는 구전 율법으로서의 미쉬나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미쉬나는 ‘반복하다’ 또는 ‘공부하다’를 의미하는 ‘샤나’ 동사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스승이 제자들에게 반복해서 가르치고, 제자들은 반복해서 학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유다교에서 미쉬나는 토라와 같은 권위를 지니는 율법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이 미쉬나에 바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 39가지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바느질 금지로 시작되는 39가지 금기사항 가운데, 농사에 관한 내용이 몇 가지 있는데, 아마도 바리사이들은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은 일을 (다섯 번째) 타작 행위나 (여섯 번째) 곡식 등을 까부는 일로 취급하여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덧붙이자면, 서른여섯 번째와 서른일곱 번째 금기사항에는 불을 끄는 일과 불을 켜는 일도 포함되어 있는데, 안식일 전에 불을 끄거나 키는 일을 잊었을 경우, 지금도 주변에 사는 이방인 곧 외국인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은 행위를, 율법을 임의로 확대하고 해석하여, 율법 위반 행위로 단죄한 바리사이들의 율법 제일주의는 결국 안식일법 설정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왜곡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입니다. 오늘 읽은 마태오 복음에는 생략되어 있지만, 그 출처가 되는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하는 분명하면서도 명쾌한 말씀으로 바리사이들의 이의를 물리치십니다. 복음서 이곳저곳에, 예수님이 안식일에 더러운 영을 쫓아내거나 많은 병자를 치유해 주실 때 바리사이들은 동일하나 규정을 근거로 이의를 제기하나, 예수님의 대답이 한결같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식일은 다른 계명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생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생명을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은 진정 안식일의 주인이신 분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율법의 정신이 아니라 자구에 매여 살던 바리사이들의 이의를 물리치시며, 제자들에게 생생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 주십니다. 모든 율법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율법 해석에 어떠한 의식과 자세를 앞세워야 하는지를 일깨우십니다. 오늘 하루, 십계명을 비롯한 이러저러한 규정에 담긴 주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며, 가족과 이웃들에게 율법의 완성인 사랑의 마음을 드러내며 전하는, 기분 좋은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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