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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영진 신부님_<악행을 보면서 침묵하고 방관하는 자들도 공범입니다.>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8-02 조회수75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때에 헤로데 영주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시종들에게,

‘그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다. 그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니 그에게서 그런 기적의 힘이

일어나지.’ 하고 말하였다. 헤로데는 자기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붙잡아 묶어 감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요한이 헤로데에게 ‘그 여자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하고 여러 차례 말하였기 때문이다.

헤로데는 요한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군중이 두려웠다.

그들이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침 헤로데가 생일을 맞이하자, 헤로디아의 딸이

손님들 앞에서 춤을 추어 그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래서 헤로데는 그 소녀에게, 무엇이든 청하는 대로

주겠다고 맹세하며 약속하였다. 그러자 소녀는

자기 어머니가 부추기는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이리 가져다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임금은 괴로웠지만,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어서

그렇게 해 주라고 명령하고, 사람을 보내어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게 하였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다가 소녀에게 주게 하자,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가져갔다. 요한의 제자들은 가서 그의 주검을

거두어 장사 지내고, 예수님께 가서 알렸다(마태 14,1-12).”

1) 여기서 “군중이 두려웠다.” 라는 말은,

헤로데가 하느님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군중의 여론만 신경 썼음을 나타냅니다.

<그는 자신의 왕권을 지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말에서,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연상됩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 10,28).”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의 육신을 죽였지만,

요한의 영혼은 죽이지 못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의 죄를 꾸짖은 것은,

육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헤로데가 끝까지 회개하지 않았다면,

그의 영혼과 육신은 지옥에서 멸망했을 것입니다.

2) 헤로데가 세례자 요한을 죽일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손님들’이라고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마르코복음을 보면,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의 유지들’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손님들은 그 당시의 지배계층 사람들,

또는 기득권층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헤로데가 세례자 요한을 죽이려고 할 때

‘그러면 안 된다.’ 라고 말린 사람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헤로데와 헤로디아의 위세가 대단했던 것일까?

그들 가운데에는, 헤로데를 반대하지만 헤로데의

비위를 거스르면 죽을 수도 있다고 두려워한 자들도

있었을 것이고, 헤로데를 지지하거나 추종하는

자들도 있었을 것이고,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구경만 한 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떻든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침묵을 지키고 방관한 사람들도 모두 살인의 공범들입니다.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든지 간에......

<독재자가 독재를 할 수 있는 것은 지지자들과 추종자들이

있기 때문인데, 침묵을 지키고 방관하는 구경꾼들도

독재자를 추종하는 자들과 같습니다.>

선을 실행해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악을 행하는

것과 같고,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한 것과 같다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마르 3,4).

3) 헤로데가 율법을 크게 어기는 악행을 저질렀을 때,

또 그가 세례자 요한을 죽였을 때,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왜 침묵을 지키면서 가만히 있었을까?

<그 당시 실제 역사를 보면, 그들은 그 일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은 것에 대해서는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던 그들은(마태 12,2),

헤로데가 동생의 아내를 차지한 ‘중범죄’에 대해서도, 또

요한을 죽인 살인에 대해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들이 율법을 어기면 엄격하게 꾸짖고,

힘 있는 자들의 불법과 부도덕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것은 ‘위선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도 ‘하느님은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만 두려워하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만일에 교회가 힘 있는 자들 편에만 서고,

힘없는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교회의 자격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고, 주님께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4) 다윗 왕도 헤로데와 같은 죄를 지었지만, 예언자가 가서

꾸짖자 곧바로 죄를 고백하면서 회개했습니다(2사무 12,13).

만일에 헤로데가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듣고 회개했다면?

사실 하느님께서 바라신 것은 헤로데의 처벌이 아니라

그가 회개해서 구원받는 것이었습니다(에제 33,11).

겉으로만 보면, 일의 결과가 하느님의 뜻과는 다르게

비극으로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아니고,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 임무를 완수했고,

그래서 하느님과 예수님의 영접을 받으면서 하늘나라로

들어가고(사도 7,55), 하느님의 예언자를 박해하고 죽인

악인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고(마태 23,35)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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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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