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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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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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0:08 | 조회수19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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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8/4); 성 요한 마리아 비안네 사제 기념일 * 독서 : 민수 11, 4ㄴ-15 * 복음 : 마태 14, 13-21
13 이 말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거기에서 배를 타시고 따로 외딴 곳으로 물러가셨다. 그러나 여러 고을에서 그 소문을 듣고 군중이 육로로 그분을 따라나섰다. 1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15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습니다. 그러니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 16 예수님께서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시니, 17 제자들이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19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20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21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 * <오늘의 강론> 오늘, 우리는 그야말로 감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그 사랑이 어떤 것인지는 제자들과 예수님의 태도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모여든 많은 군중”을 마치 좀 쉬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는 훼방꾼 정도로 여긴지라, 예수님께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지났으니, 군중을 돌려보내시라.’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마태 14,14)에 단장의 아픔을 느끼십니다. 여기에는 바라보는 시선(관점)의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곧 제자들은 ‘자기중심’, 곧 자신의 처지에서 그들을 바라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 중심’, 곧 상대의 처지에서 그들을 바라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분리되지 않는 연민의 마음을 지니신 까닭입니다. 곧 그들의 배고픔이 당신의 배고픔이요 그들의 아픔이 곧 당신의 아픔이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은 저녁때가 되자,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마을로 가서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십시오.”라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고 이르십니다. 제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놓아 그들의 필요를 채워 주라고 하십니다. 가진 재물은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베풀어야 할 그 무엇인 까닭입니다. 제자들은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라고 있는 것마저 없는 것으로 말하며 무가치하고 하찮게 여기지만,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그것을 값지고 소중하게 여기시고 감사를 드리십니다. 그렇습니다. ‘있는 것을 보는 눈’은 감사의 눈이요, ‘없는 것을 보는 눈’은 불평의 눈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있는 것’ 그것을 손에 드시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십니다.'(마태 14,19 참조). 제자들은 예수님을 신뢰하지 못했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버지를 신뢰하신 까닭입니다. 이토록, 예수님께서는 찬미와 믿음을 통하여, 아버지의 크나 큰 사랑을 우리에게 드러내셨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사랑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건너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는”(마태 14,19) 행위를 통해 구체적으로 베풀어졌습니다. 이 믿음의 행위 속에서, 하느님의 권능이 실현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마태 14,20). 그렇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찰찰 차고 넘쳐납니다. 항상 너끈하게 차려진 밥상과 같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우리를 가엾이 보시는 마음으로 차린 밥상이요, 찬미로 차린 밥상이요, 아버지께 대한 믿음으로 차린 밥상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차고 넘치는 놀라운 사랑으로, ‘당신의 몸’을 건네 주십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차고 넘치는 이 사랑을 받아먹어야 할 일입니다. 이 놀라운 사랑을 찬미하며, 우리의 희망을 드려야 할 일입니다. 아멘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주님! 제 몸과 생명을 제 것인 양, 독차지 하지 말게 하소서. 먹지 않고서는 못 살면서도 자신은 먹히지 않으려는 자애심과 이기심을 내려놓게 하소서. 제 몸이 찢어지고 나누어지고 쪼개지고 부수어져 타인 안에서 사라지게 하소서. 당신께서 그러하시듯, 제 자신을 양식으로 내어주게 하소서. 당신께서 저를 향하여 계시듯, 제가 늘 타인을 향하여 있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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