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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마태 1,18-23 "다윗의 자손 요셉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08 조회수60 추천수2 반대(0) 신고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마태 1,18-23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오늘은 구세주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께서 그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로부터 태어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삶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운명’이지요. 어머니 태중에 잉태되시던 순간부터 원죄에 물들지 않도록 정해지셨고, 중학생 정도 되는 어린 나이에 구세주 그리스도를 잉태할 모태로 정해지셨으며, 아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던 순간에는 그분의 제자 공동체를 믿음과 사랑으로 이끌 ‘교회의 어머니’로 정해지셨습니다. 그런데 ‘정해지셨다’는 말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운명론’과는 다릅니다. 운명론은 타의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진 것을 거스르지 못하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거라면, 하느님께서 당신 뜻으로 정해주시는 것은 우리가 그 뜻을 받아들이고 따라야만 비로소 실현된다는 점에서 다른 것이지요.

 

가톨릭 교회는 기본적으로 ‘예정설’을 믿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이 다 정해져있고, 정해진 ‘팔자’대로만 살아야 한다고 믿는 건 아닙니다. 사람 팔자가 다 정해져있다면, 심지어 구원받을 사람과 그렇지 못할 사람까지 이미 다 결정되어 있다면,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자유 의지’는 무의미할 뿐더러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고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있으나마나한 선물을 주실 리가 없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가 믿는 예정설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인간이 응답함으로써 그분 뜻이 이루어짐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억지로, 마지못해 하느님 뜻에 굴복하는 식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사랑으로, 그분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나에게 큰 기쁨이기에, 그분 뜻대로 되는 것이 나에게 가장 유익하다는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그분께서 누리시는 기쁨과 행복을 나도 함께 누리게 되지요. 

 

성모 마리아도, 요셉도 하느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으로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분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신 것은 하느님의 계획과 섭리에 따라 이루어진 ‘운명’이었지만, 그 이후의 선택은 철저히 본인의 자유의지로, 수많은 고뇌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선택한 결정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부르심에 순명으로 응답함으로써,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이 완전한 모습으로 실현될 수 있었지요. 우리가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을 기념하는 것은 그런 모습을 본받기 위함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 하느님을 닮은 모상인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하느님 뜻에 의해 이루어진 나의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으로 하느님 뜻에 순명함으로써 그분께서 나와 세상을 위해 준비하신 좋은 뜻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으로 태어난 나에게 맡겨진 귀하고 중요한 소명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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