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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11 조회수147 추천수7 반대(0)

이사야 예언서는 우리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을 약속하시는 하느님을 전합니다. 그 새 하늘과 새 땅은 바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됩니다. 예수님의 강생과 하느님 나라 선포를 깊이 이해하려면, 이사야서의 약속이 큰 도움이 됩니다. 아모스 예언서는 그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이루어질 새로운 질서를 보여 줍니다. 그것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입니다. 아모스는 다섯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합니다. 첫째, 하느님께 합당한 공경과 가난한 이웃에 대한 배려입니다. 하느님은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둘째, 하느님의 징벌은 보편적입니다. 어떤 민족이든 불의와 폭력을 저지르면 반드시 벌을 받습니다. 이스라엘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셋째, 징벌은 단순한 재앙이 아니라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초대입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께 마음을 돌리면 언제든 용서하십니다. 넷째, 참된 회개는 겉치레 예배나 제물이 아닙니다. 선을 사랑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공정을 물처럼,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다섯째, 주님의 날과 말씀이 생명입니다. “굶주림은 양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해서다.” 주님의 말씀이 들려올 때 징벌의 날은 축복과 회복의 날로 바뀝니다. 아모스는 희망을 이렇게 전합니다. “그날이 오면 산마다 새 포도주가 흐르고 언덕마다 포도주가 넘치리라.” 서양의 이야기는 영웅 서사가 많습니다. 아시리아, 바빌로니아, 로마, 그리고 근대의 제국들은 정복으로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영화 속의 슈퍼맨, 아이언맨, 어벤져스도 모두 영웅을 중심에 둡니다.

 

반면 한국의 이야기는 극복 서사입니다. 영웅을 동경하기보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귀신과 싸우기보다 달래고 먹이며 함께 살아갑니다. 거기에는 따뜻한 정과 이웃에 대한 배려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서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정복과 지배의 나라를 세우지 않으셨습니다. 섬기고 나누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십자가를 말씀하시고, 친히 그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병든 이를 고치고, 눈먼 이를 뜨게 하시고, 굶주린 이를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그 안에는 따뜻한 정과 깊은 배려가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고백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하듯, 바오로 사도의 삶도 그리스도의 사랑이 멈추지 않게 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그리스도는 내 생의 전부입니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확신합니다.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우리는 때로 성공, 출세, 권력만을 향해 사다리를 세우고 올라가라고 합니다. 사랑, 나눔, 봉사는 뒤로 미룹니다. 기도와 말씀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는 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전에 그분을 모독하고 박해하던 자였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없어서 모르고 한 일이기에, 주님께서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믿음과 사랑과 함께 은총이 넘쳐흘렀습니다.” 지금 내가 오르고 있는 사다리가 정말 나를 구원으로 이끄는 사다리인지, 자녀들에게 오르라고 권하는 사다리가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는 사다리인지 오늘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아모스 예언자가 외친 것처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사랑이 샘솟는 그 길이야말로 하느님 나라로 향하는 참된 길입니다.

 

저희가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는 삶을 살지 않게 하소서. 세상의 성공과 권력의 사다리만 붙잡지 않게 하시고, 사랑과 나눔섬김과 정의의 사다리를 오르게 하소서. 아모스 예언자의 외침처럼 공정이 물처럼 흐르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바오로 사도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이 저희를 다그치게 하소서.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듣게 하시고, 그 말씀 안에서 회개와 회복의 길을 걷게 하소서. 저희 삶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어 이웃의 눈을 열고 길을 밝히는 참된 인도가 되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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