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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영근 신부님-“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루카 7, 32)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17 조회수59 추천수5 반대(0) 신고

* 오늘의 말씀(9/17) : 연중 제24주간 수요일

* 독서 : 1티모 3, 14-16

* 복음 : 루카 7, 31-35

31 그러니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그들은 무엇과 같은가? 32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

33 사실 세례자 요한이 와서 빵을 먹지도 않고 포도주를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4 그런데 사람의 아들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너희는 말한다. 35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을 지혜의 모든 자녀가 드러냈다.”

* <오늘의 강론>

예수님께서는 ‘장터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이 세대 사람들을 무엇에 비기랴?

~우리가 피리를 불어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루카 7,31-32)

이 비유의 뜻은 명료합니다. 곧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는 아이들의 놀이는, 요한의 회개에 대한 호소에도 가슴을 치지 않고, 예수님의 구원에 대한 기쁨에도 춤추지 않는 세대를 말합니다. 곧 이 세대는 자기 죄악에 대한 안타까움의 눈물도 없고, 그리스도의 은혜에 대한 기쁨도 없다는 말씀입니다.

이는 그들이 예수님을 부인하고 배척하는 원인이 예수님의 메시아적인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빛보다 어둠을 사랑하는 그들의 완악함과 악의 때문임을 말해줍니다. 동시에, 무관심과 완고함의 심각함을 말해줍니다.

‘완고함’이란 마치, 엎어져 있는 항아리를 보고 입도 없고 바닥도 없다고 불평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구약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목이 뻣뻣한 백성’으로, 파라오가 ‘돌처럼 굳어진 마음’으로 비유되는 것과 같습니다.

‘완고함’의 성경적 의미는 단순히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는 것을 넘어서 ‘하느님의 말씀과 뜻에 마음을 닫고 저항하는 태도’를 말한다.

그래서 <히브리서>에서는 ‘하느님 음성에 대한 거부’로 말합니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를 듣거든 마음을 완고하게 갖지 마라,”(3,7-8)

또 <로마서>에서는 ‘회개하지 않는 마음’으로 말합니다.

“그대는 회개할 줄 모르는 완고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의로운 재판이 이루어지는 진노와 계시의 날에 그대에게 쏟아질 진노를 쌓고 있습니다.”(2,5)

그리고 <1사무엘>에서는 우상숭배와 동일시합니다.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15,23)

따라서 성경적 관점에서 ‘완고함’은 단순히 성격적인 특성을 넘어, 하느님과 관계를 단절시키고 영적 성장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영적 태도를 말하며, 한편으로는 자기중심적인 교만과 연결되고, 동시에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겸손한 마음과 정반대의 개념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 완고함의 뿌리에는 비뚤어진 마음과 악의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절이 이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요한의 외침을 듣고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귀신들렸다’고 비난하고, 예수님을 뵙고는 진리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먹보요, 술꾼이요, 죄인들의 친구’라고 악의에 차 조롱하였습니다. 결국, ‘완고함’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할뿐만 아니라, 예수님에 대한 공격이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예수님의 사랑은 이미 아픔입니다. 사랑은 거부, 배척이라는 가시에 찔려, 흘러내리는 눈물이 됩니다. 사실, 내가 당신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을 때, 바로 그러했을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거부할 때, 그렇게 당신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을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비뚤어진 왜곡된 마음과 악의가 아니라, 호의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라는 간절한 요청입니다. 사실 우리는 매 순간마다 예수님과 계시에 대한 간절한 요청을 받습니다. 피리를 불면 춤을 추고, 곡을 하면 가슴을 치는 일입니다. 그러면 바로 지금이 말씀을 영접하는 순간이요, 바로 오늘이 임을 만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임과 더불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야 할 일입니다.

하오니, 주님!

제 마음이 비뚤어진 마음이 아니라, 반겨 받아들이는 영접의 마음이 되게 하소서! 당신 말씀 피리에 춤추게 하소서! 세상 죄악의 곡소리에 가슴을 치게 하소서!

아픈 이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부활하신 당신과 함께 기쁨을 선포하게 하소서!

오늘 하루, 임과 더불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게 하소서! 아멘.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루카 7, 32)

주님!

불의를 보고도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

진리를 보고도 기쁨의 노래를 부르지 않습니다.

마음이 무디어 진 까닭입니다.

빛보다 어둠을 사랑해버린 까닭입니다.

당신의 말씀을 냉대할 때, 당신의 목은 가시에 찔리셨을 것입니다.

형제들을 거부하고 배척할 때, 당신의 눈은 눈물을 흘리셨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울고 함께 웃게 하소서!

피리를 불면 춤을 추고 곡을 하면 가슴을 치게 하소서!

완고함의 벽이 헐리고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게 하소서!

진리와 평화가 흐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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