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4주간 금요일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루카 8,3
오늘 복음은 단순한 사건 기록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 변화를 드러내는 깊은 이야기입니다. 막달레나 마리아에게서 일곱 마귀가 떠났다는 것은 단순한 치유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그녀의 삶 전체가, 존재 자체가 완전히 새로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진짜 나 자신’으로의 회귀, 하느님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새롭게 발견한 순간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복음은 우리에게 놀라운 역설을 보여줍니다. “이 여자들이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시중들었다”는 표현입니다. 그들은 물질을 소유하되 소유되지 않았고, 나누되 결핍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발견한 무한한 풍요가 그들의 삶을 통해 자연스레 흘러나온 것입니다. 무소유의 자유 속에서 참된 부유함을 누린 것이지요.
그리고 그들의 동행은 단순히 예수님 곁을 물리적으로 걸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현존 안에서, 하느님과 깊은 친밀성 안에서 하나 되어 살아간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이 여성들은 단순히 가르침을 듣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 선포의 적극적인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도 초대합니다. 우리 안의 ‘일곱 마귀’, 곧 집착, 두려움, 분노와 같은 속박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내적 치유의 길을 걸어가 보자고... 소유에 매이지 않고, 나눔 안에서 오히려 더 큰 풍요로움을 맛보자고... 그리고 개인적인 신심을 넘어, 공동체와 함께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는 동반자가 되어 보자고 말입니다.
결국 이 복음은 인간이 관계적 존재임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과의 일치가 자연스럽게 형제자매와의 연대로 이어지는 삶, 바로 그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존재방식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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