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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0 조회수159 추천수7 반대(0)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옆 좌석에 있던 분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바닥에 떨어트렸습니다. 한참을 찾았습니다. 옆에 있던 분들이 스마트폰에 있는 라이트를 켜서 함께 찾았습니다. 바닥에 있던 이어폰을 찾은 후 모두 기뻐하였습니다. 이어폰을 찾으면서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늘나라는 밭에 묻혀있는 보물과 같다. 농부가 보물을 발견하면 가진 것을 팔아 밭을 산다. 하늘나라는 잃어버린 동전을 찾는 것과 같다. 잃어버린 동전을 찾은 사람은 기뻐하며 돌아간다. 하늘나라는 잃어버린 양을 찾는 것과 같다. 목자는 기뻐하며 돌아온다. 하늘나라에서는 성한 사람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더 기뻐한다.” 이어폰을 찾자 모두 기뻐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신앙의 선조들은 서라벌 옛터전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진리를, 선비네 힌 옷자락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진리를 천주교에서 찾았습니다. 성리학은 신분제와 가부장제 속에 한계가 있었지만, 천주교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평등하다는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이것은 양반·중인·천민을 넘어서는 새로운 인간 이해였습니다. 천주교 신앙은 신분과 배경을 뛰어넘어 서로를 형제자매로 묶는 신앙 공동체를 만들었고, 이것은 고립된 개인들에게 따뜻한 가족과 같은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사도들이 목숨을 바치면서 복음을 전했던 것처럼 조선의 신앙인들도 기꺼이 목숨을 바치면서 신앙을 지켰습니다. 한국교회의 영웅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관악산 줄기에 삼성산 성지가 있습니다. ‘성 라우렌시오 앵베르 범 주교, 성 베드로 모방 나신부, 성 야고보 샤스땅 정 신부님의 묘소가 있는 성지입니다. 이분들은 박해의 시기에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하였습니다. 조선의 정부는 외국인들이 선교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신자들에게 외국인 신부의 거처를 밝히라고 고문을 하고, 죽였습니다. 범 주교님은 신자들의 고난이 큰 사실을 알았고, 다른 두 신부님에게도 신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자수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렇게 외국의 사제들은 1839년 새남터에서 순교하였습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는 복자 최인길 마티아의 발자취가 있습니다. 최인길 마티아는 중국에서 온 선교사 주문모 신부님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부님을 대신해서 관원들에게 잡혀갔습니다. 최인길 마티아는 중국말을 잘하는 역관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인길 마티아가 중국인 사제가 아닌 것을 알게 된 관원들은 더욱 가혹하게 고문을 하였고, 결국 최인길 마티아는 1795년에 순교하게 됩니다. 사제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최인길 마티아의 뜨거운 신앙을 볼 수 있습니다. 사제들은 신자들을 위해서 순교 하고, 신자들은 사제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스럽습니다.

 

신자들에게 짐을 떠넘기려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사제의 작은 허물을 크게 부풀려서 다른 이들에게 전하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강론 준비에 소홀한 신부, 성사를 정성껏 준비하지 않는 신부, 가난하고 아픈 사람과 함께 하지 않는 신부, 세상의 일에 더 관심을 두는 신부들은 삼성산 성지에 계신 외국인 신부님들의 마음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려 하지 않는 신자, 가진 것을 이웃들과 나누지 않는 신자, 자기의 십자가를 남에게 지우려는 신자, 불평과 불만을 입에 달고 다니는 신자들은 복자 최인길 마티아의 헌신적인 삶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분의 도움을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높은 곳도, 천사도, 권세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 깊은 존경을 드립니다. 한국 최초의 사제이기도 하지만 순교로써 신앙의 모범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을 사랑합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였고, 길 위에서 순직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역시 자랑스러운 신앙의 선조들처럼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비록 그와 같은 삶이 현재의 제도와 불의한 세력에 의해 탄압과 고통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신앙인들은 자신이 져야 할 십자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뚫고 부활하여 하느님의 오른편에 계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 역시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어려움과 환난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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