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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순교 영성의 시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0 조회수51 추천수6 반대(0) 신고

2025.9.20.토요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2-1846)와 성 정하상 바오로(1795-1839)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지혜3,1-9 로마8,31ㄴ-39 루카9,23-26

 

 

순교 영성의 시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삶”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126,5-6)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 무궁화야

 부르자 알렐루야 서럽던 이강산아

 한목숨 내어던진 신앙의 용사들아

 끝없는 영광속에 하늘에 살아있다.”

 

최민순 작가, 이문근 작곡, 두 성인다운 신부님의 순교자들 대축일 성가는 늘 들어도 감동입니다.오늘은 전 세계의 가톨릭교회가 한국순교성인기념미사를 봉헌하는 참으로 자랑스럽고 영광스런 날입니다. 만세칠창에 “대한민국 순교자들 만세!”하나 더 추가합니다. 오늘 우리는 9월 순교자 성월의 절정을 이루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103위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미사를 봉헌합니다. 가톨릭교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한국가톨릭교회의 순교사입니다.

 

1791년 신해박해를 시작으로 1866년 병인박해에 이르기까지 무려 거의 1세기 동안 일만여명이 순교하였습니다. 이중 극소수인 103위만이 시성되었지만 일만여명 순교자들 역시 순교성인들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 합니다. 순교자의 교회, 순교자의 나라, 순교성지의 거룩한 나라 대한민국입니다. 이를 요약한 애국가 한 구절,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우리 가톨릭교회 신자들에게도 면면히 흐르는 순교영성의 유전자(DNA)임을 믿습니다. 대표적 순교성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는 25세 꽃다운 청춘 나이에 순교했으며, 성인이 남긴 서간은 지금도 생생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성 정하상 바오로는 45세에 교회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다 순교했고 두분 다 순교자 가정 출신입니다. 두 분 외에도 세분의 주교와 일곱분의 사제들, 그리고 각계각층 무수한 남녀노소를 비롯한 영웅적 평신도들로 이뤄진 103위 순교성인들이요, 순교성인들에 관한 감동적 일화들도 차고 넘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여 두 경우가 생각납니다. 1984년 5월6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여의도 광장에서 103위 시성식때 장충동 분원에서 학업중 청원자로 참석했던 기억입니다. 바티칸 밖에서의 시성식은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입니다. 교황의 한국순교자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짐작하게 합니다. 바로 41년전 이 시성미사때 교황님이 입었던 황금빛 곤룡포같은 제의였습니다. 매듭전문가 무형문화재 김희진 율리안나가 만들었고, 요셉수도원과 각별한 인연의 자매님은 남은 천으로 황금빛 곤룡포같은 제의를 만들어 주어 제가 큰 미사때 마다 입곤 합니다. 자매님은 몇 년전 타계했습니다.

 

또 하나의 추억은 2023년 9월20일 한국 순교성인축일날, 미국 미네소타주 성 요한 수도원에 머물 때의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아침성무일도 독서시는 영문으로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서신을 들었고 미사후 여러 수도형제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고 많이도 감사, 감동, 감격했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얼마전 읽은 ‘순교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또 ‘성지순례는 곧 삶이다’라는 말마디도, ‘순교자 영성 따라 걷는 길, 신앙은 깊어지고 삶은 새로워진다’는 말마디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순교에는 피흘리는 ‘적색순교’만 있는게 아니라, 창조세계를 보존하고 살리는 방향의 ‘녹색순교’도 있고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살아가는 ‘백색순교’도 있으니 결국은 순교영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순교는 성체와의 결합이라 합니다. 주님 사랑의 절정이 순교영성임을 깨닫게 됩니다. 순교영성의 의로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혜서의 다음 말씀도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 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고 세상을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릴 것이다.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무엇보다 바오로 사도의 다음 확신에 넘치는 주님 사랑의 고백이 우리 모두 백절불굴, 용기백배, 자발적 기쁨의 순교적 삶에 항구할 힘을 줍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 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 역경, 박해, 굶주림, 헐벗음, 위험, 칼입니까?...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시련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해마다, 오늘 축일을 지낼 때 마다 늘 반복하여 인용하기 수십년이 지났지만 늘 새로운 감동과 힘을 줍니다. 이런 주님의 사랑 체험이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사랑을 실천하게 하며, 순교적 삶에 항구할 수 있게 합니다. 순교영성을 요약한 오늘 주님의 복음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예외없이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요구되는 보편적 구원의 길, 십자가의 길입니다. 주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천명하셨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되는 길은, 성인이 되는 길은, 생명과 진리의 구원의 길은, 이 십자가의 길 하나뿐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한결같이 끝까지 이기적 자기를 버리고, 제 책임의 십자가, 제 운명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길 하나뿐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순교영성을 견고하게 하시고 주님 십자가와 부활의 파스카의 여정에 항구할 힘을 주십니다. 늘 바쳐도 늘 새로운 순교 영성의 요약과 같은 다음 좌우명 고백 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평생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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