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영근 신부님_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루카 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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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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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09-20 | 조회수54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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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9/20) :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산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독서 : 로마 8, 31ㄴ-39 * 복음 : 루카 9, 23-26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 <오늘의 강론>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1784년 이승훈이 베드로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은 후부터 1886년에 신앙의 자유가 주어지기까지, 약 100년 동안에 순교한 이들 중에 11명의 성직자와 92명의 평신도, 모두 103 위께서 1984년 5월 6일에 시성되었고, 그 외에도 약 1만 명의 순교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오늘은 성인품에 오르지 않은 모든 순교자들을 포함하여 기념하는 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순교자들이 살았던 그 당시의 법은 부정부패와 약자에 대한 횡포를 방관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조장하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질서, 곧 정의와 자비와 사랑에 대한 가르침은 그 당시의 인간과 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부조리를 한 순간에 걷어내고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주는 일이었으며, 진정한 사회개혁운동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는 말합니다. “순교자의 피는 악마들을 묶어버리는 쇠사슬이며 악마의 목덜미를 조이는 족쇄이다”
오늘 <제1독서>는 의인들이 비록 세상에서 고통을 당하더라도 하느님과 함께 사랑 속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하며, <제2독서>는 세상의 어떠한 세력도 예수 그리스도 사건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사랑의 대헌장”을 들려줍니다. 이는 순교의 본질이 하느님 사랑에 대한 믿음에 있음을 밝혀줍니다. 우리의 순교자들은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을 믿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 믿음을 굽히지 않고, 모진 형벌을 당하고, 목숨을 바쳤으며, 그리하여 그들은 교부 테리툴리아누스가 말한대로, “순교는 믿는 이들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랑은 고통을 당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사랑하는 데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곧 하느님 사랑은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랑하시고 고통을 통하여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위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계시고, 우리 앞에 서 계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운데 함께 계신다는 것을, 또한 우리의 죄를 짊어지시고 우리를 동행하시며, 고통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면서 사랑하기를 가르쳐주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선조들이 걸은 이 “순교”의 길은 비록 그 모습은 다르다 할지라도, 바로 오늘날 우리가 걸어야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은 오늘 <복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루카 9,23) 예수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의 순교와 희생의 삶이 일회적이 아닌 연속적이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순교는 매일의 삶 속에 벌어지는 지속적인 사건이요, 또한 “참된 삶은 긴 순교”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하느님을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봉헌하고 자신의 뜻을 바치는 백색순교와 진리와 이웃을 위해 매일의 삶 안에서 자신을 나누는 봉사와 사랑의 녹색순교로 죽음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본회퍼 목사님은 말합니다.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르는 것은 죽음에로 부르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순교정신을 되살려 “순교”(martyr;증거)라는 말 뜻 그대로, 우리의 삶의 현장이 신앙을 증거 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루카 9,23)
주님! 제 자신을 버리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길, 당신이 이끌어주지 않으면, 갈 수 없는 이 길을 갑니다. 제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권능을 믿게 하소서. 제 자신이 아니라 당신께 신뢰를 두게 하소서. 제 몸에 당신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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