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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로우 묵상] 등불의 길 -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작성자서하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1 조회수32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루카 8, 16

어둠 속에서 작은 등불이 켜지면, 방 안이 서서히 밝아집니다. 그 불빛은 단지 사물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드러내 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등불의 비유는 바로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본질의 빛, 존재의 진실을 가리킵니다.

그 빛은 감추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덮어두면 꺼지고 말기에, 우리는 오히려 그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빛은 우리의 참된 자아, 신성한 본성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의식의 밝음이며, ‘있음 그 자체’가 발하는 광명입니다.

빛이 드러나면 감춰진 것이 자연스레 나타납니다. 17절에서 예수님은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라고 하십니다. 영성의 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의식에 묻어 두었던 그림자와 상처, 억눌렸던 감정들이 빛 앞에서 하나둘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 성숙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말씀을 들어야 할까요? 예수님은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라고 하십니다. ‘듣는 법’은 단순히 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온 존재로 경청하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않고, 내적 침묵 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 열려 있는 태도. 그렇게 들을 때, 말씀은 머리가 아니라 존재 깊은 곳에 심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가진 사람은 더 받게 되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가진 자’란 자신의 참된 본성을 인식하고 받아들인 사람입니다. 그는 더 깊은 깨달음과 은총을 누리게 됩니다. 반대로 ‘가지지 못한 자’는 여전히 분리감과 결핍 의식 속에 머물러, 결국 자신이 붙잡고 있던 것조차 잃게 됩니다.

오늘의 이 짧은 복음은 우리를 향해 이렇게 초대하는 듯합니다.

내 안의 빛을 인정하고 드러내라.

모든 것이 드러나는 의식의 투명성을 기쁘게 받아들여라.

존재 전체로 듣고 수용하라.

진정한 풍요로움은 이미 ‘존재 그 자체’ 안에 있음을 기억하라.

결국 우리는 이미 완전하고 온전한 존재입니다. 우리 안의 등불을 밝히는 순간, 그 빛은 나를 비추고, 또 다른 이들이 자기 안의 빛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존재의 여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슬로우묵상, 서하의노래, 묵상시, 루카복음,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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