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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깨달음의 은총, 깨달음의 여정 "무지와 허무에
작성자선우경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2 조회수61 추천수7 반대(0) 신고

2025.9.22.연중 제25주간 월요일 

 

 

에즈1,1-6 루카8,16-18

 

 

깨달음의 은총, 깨달음의 여정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은 사랑의 깨달음뿐이다"

<깨달음과 더불어 지혜롭고 자비로워지는 삶>

 

 

“눈물로 씨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126,5)

 

계속될 가을은 기도의 계절이요 독서의 계절이자 공부의 계절입니다. 수확의 계절이자 깨달음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9월 순교자 성월에 이어질, 10월 묵주기도 성월, 그리고 11월 위령성월 모두 기도에 전념해야 하는 가을임을 깨닫게 합니다. 요즘 수확을 앞둔 배밭은 까치, 까마귀 피해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고맙게 익어가는 은은한 배열매 향기는 더욱 마음 넉넉하고 편안하게 합니다. 인생 가을 노년의 향기도 이러해야함을 배웁니다. 봄의 꽃향기도 좋지만 가을의 배열매 익어가는 향기는 더욱 좋습니다. 얼마전 써놓은 <배열매 형제들>이란 시가 더욱 실감나게 와닿습니다.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경이驚異롭구나

 배열매 형제들

 비바람 뙤약볕 인고忍苦의 세월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알아주지 않아도

 하늘 품 안에 숨어 묵묵히 견뎌내고 버텨내며

 가을밤 풀벌레들 찬미노래 들으며

 해를 닮아, 해를 담아 둥글둥글 크고 환하게 무럭무럭 잘도 컸구나

 배열매 형제들

 참 반갑고 기쁘고 고맙다

 경이롭구나”<2025.8.23.>

 

흡사 배열매형제들에 대한 사랑의 고백같은 시입니다. 한달 전 글이지만 지금이 더 마음에 와닿습니다. 깨달음의 은총처럼 찾아온 선물같은 시입니다. 새벽 우선 열어보는 교황청의 홈페이지 레오교황님의 짧은 강론 제목 말마디들도 깊은 가르침과 동시에 깨달음이 됩니다.

 

“우리 삶의 질은 ‘성취(on achievement)’에 의존해 있는게 아니라, ‘사랑(on love)에’ 의존해 있다.”

“시간,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위해 조심스러이 시험되어야 할 시간이다.”

“더 의롭고 적절한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하느님의 선물들을 잘 이용하라.”

“폭력, 강요된 망명, 그리고 보복에 기반한 미래는 없다.”

 

모두가 오늘날 현실에 대한 진단으로 깊은 가르침과 더불어 깨우침이 됩니다. 깨달음의 은총이자 깨달음의 여정이요, 깨달음과 더불어 깨끗한 마음, 깨어 있는 삶이 됩니다. 무엇보다 깨달음의 여정과 더불어 허무와 무지로부터 벗어나 지혜로워지고 자비로워지고 자유로워지니 깨달음의 여정은 그대로 자유의 여정이 됩니다. 그러니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도 사랑의 깨달음의 은총뿐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의 세 단절어는 속담처럼 역시 깊은 깨달음을 반영하며 우리에게는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1.“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모름지기 주님을 닮은 세상의 빛인 우리 신자들은 주님처럼 등경 위에 놓인 등불처럼 주변을 환히 밝히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소수 종교엘리트가 독점하는 신비종교가 아니라 널리 나누고 공유해야 하는 복음의 종교입니다. 

 

2.“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느님 눈에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드러납니다. 일어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은 아니지만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누가 알아주든 말든, 보아주든 말든 주님 앞에서 진실되게,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 떳떳하게, 사는 일이 참으로 지혜로운 삶입니다.

 

3.“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져 빼앗길 것이다.”

삶에 요약이나 도약은, 첩경의 지름길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부단한 노력과 축적의 삶만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만이 있을뿐입니다. 좋은 선택에 훈련, 그리고 습관화를 통해 날로 내적, 영적으로 축적된 부요의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언젠가의 영적승리의 날도 이런 인고의 세월 축적된 삶에서 가능합니다. 그대로 영성생활에도 적용되는 부익부 빈익빈의 진리요 더불어 참된 자유, 참된 행복의 삶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같은 시간들입니다. 과연 덧없이 늙어가는 ‘노화의 여정’입니까? 날도 주님 사랑 안에서, 주님을 닮아 익어 가는 ‘성화의 여정’입니까? 우리의 모든 시간이 하느님의 수중에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에즈라기의 시작입니다. 바빌론의 유배를 끝낸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에 돌아갈 수 있음도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페르시아의 임금인 키루스를 움직였기 때문임을 봅니다. 키루스 임금의 고백입니다.

 

“주 하늘의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나라를 나에게 주셨다. 그리고 유다의 예루살렘에 당신을 위한 집을 지을 임무를 나에게 맡기셨다.”

 

하느님의 도구로서, 지도자의 역할이 얼마나 지대한지 대통령은 물론이요 크고 작은 공동체의 지도자들 역시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함을 배웁니다. 이런 겸손하고 지혜로운 지도자를 보고 배우며 희망을 갖게 되는 공동체의 성원들입니다. 또 이런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깨달음의 여정, 성화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126,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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