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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3 조회수137 추천수8 반대(0)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나가라. 복음을 전하고, 병자를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라.” 제자들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는 이런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네 아들을 전쟁터로 보낸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세 아들이 전투에서 모두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막내 아들 하나만이 살아 있었는데, 그 아들마저 전사 소식이 전해진다면 그 어머니의 마음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 분명했습니다. 정부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단순한 군사 전략이나 전쟁 계산을 넘어, 한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 "라이언 일병을 반드시 살려 데려오라"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몇 명의 병사가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한 병사를 위해 여러 병사가 희생되는 것은 불합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한 사람을 살려냄으로써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고, 전쟁의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결국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 속에서도 인간의 생명과 사랑이 가장 큰 가치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성경 속 요나는 하느님께서 니네베로 가서 회개를 선포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도망쳤습니다. 왜냐하면 니네베는 이방인이었고, 요나의 눈에는 그들이 구원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방인이라 할지라도, 죄인이라 할지라도 회개하면 구원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결국 요나는 다시 파견되어 니네베에 가서 “40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하고 선포했습니다. 그러자 니네베 백성들은 왕에서부터 평민에 이르기까지 회개하며 하느님께 돌아왔습니다. 그 결과 하느님께서는 멸망을 거두시고 구원을 베푸셨습니다. 요나 한 사람의 순종을 통해 한 도시 전체가 살아난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에즈라는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포로 생활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음을 선포합니다. 이는 인간의 힘이나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자비 덕분이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고난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하느님께서는 잊지 않으셨고, 마침내 회복의 길로 이끄셨습니다.

 

저 역시 여러 직무를 맡고 있습니다. 달라스 본당 신부로서, 중남부 꾸르실료 지도신부로서, 서울대교구 대표 신부로서, 북미주 한인 사목 협의회 대표 신부로서 사목하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일을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심정으로, 또 요나가 니네베로 파견된 심정으로 감당하고 싶습니다. 한 사람의 신앙을 살려내는 것이, 한 공동체를 일으키는 것이 주님께서 제게 맡기신 가장 중요한 사명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라이언 일병의 어머니를 위해 정부가 결단을 내렸던 것처럼, 하느님께서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세상은 이방인을 차별하고 죄인을 내치지만, 하느님께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회개하는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푸십니다. 우리가 맡은 사명이 무겁고 버거워 보여도, 주님께서 함께하시니 두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고, 병든 이를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라.” 이 파견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도 주님의 자비를 세상에 전하는 일꾼이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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