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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09-23 조회수59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 루카 8,19-21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미사 때마다 ‘하느님’, ‘주님’ 다음으로 자주 사용하는 호칭이 ‘형제, 자매 여러분’입니다. 그런데 그 호칭을 사용하면서 정작 나와 같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하느님 나라’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그들과의 관계를 정말 ‘혈육’과도 같은 끈끈한 관계로 여기고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나의 ‘가족’만큼 깊은 친교를 맺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봉사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하느님 앞에 한 없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런데 저만 그럴까요? 제가 드린 말씀을 듣고 속으로 뜨끔하진 않으셨는지요? 그러니 더 늦기 전에 하느님을 중심으로 맺어진 우리의 영적 관계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형제님’, ‘자매님’이라는 호칭이 성당 안에서 나와 그다지 친하지 않은, 서먹한 관계에 있는 이들을 부르는 애매한 호칭으로 전락해 버렸다면 어서 빨리 우리의 친교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과 우리, 그리고 당신과 우리 사이를 ‘영적인 가족’이라는 새로운 끈으로 묶어 주셨습니다. 그건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사건’이지요. 하느님의 피조물에 불과한 우리, 부족하고 약하며 허물과 잘못으로 가득한 우리는 ‘감히’ 하느님의 가족이 되고싶다는 꿈 조차 꿀 수 없는, 또한 꾸어서도 안되는 존재들입니다. 가족이란 ‘혈연’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하나로 묶여지는 특별한 관계성인데, 전능하신 하느님과 비천한 우리는 그 어떤 면에서도 공통분모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의 가족이 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마련해주신 겁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기만 하면 하느님의 자녀가,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 자매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믿음으로 듣고 머무르며, 품고 실행하는 말씀이 우리와 하느님 사이를 묶어 한 가족을 이루게 해 줍니다. 그런데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보다 단단하고 친밀하게 묶으려면 말씀이라는 끈을 사랑이라는 튼튼한 매듭으로 묶어주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실천’이 중요해지는 겁니다. 사랑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손과 발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그분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여정을 ‘신앙생활’이라고 부릅니다. ‘신앙’ 따로 ‘생활’ 따로가 아니라 신앙과 생활이 언제나 한 몸처럼 이어져야 신앙생활입니다. 머리로 아는 구원의 진리를 행동과 삶으로 실천하는 ‘지행일치’(知行一致)가 이루어져야 신앙생활입니다. 주일미사에 빠짐 없이 참례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진정한 신앙생활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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