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 |||
---|---|---|---|---|
작성자조재형
![]() ![]() |
작성일2025-10-06 | 조회수111 | 추천수9 |
반대(0)
![]() |
연휴 동안 어떤 책을 읽으셨습니까? 저는 유발 하라리의 ‘렉서스’를 읽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책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당신 시대에 율법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익숙했던 낡은 틀을 넘어, 하느님의 나라와 참된 행복, 십자가와 부활의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권위가 있었고, 창조적인 해석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웃의 경계를 허무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가장 굶주리고 헐벗은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말씀은, 조건 없는 자비를 가르쳐 주십니다. 율법 학자가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는 “누가 강도를 당한 이의 이웃이 되겠느냐?”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나의 이웃은 이해관계로 나뉠 수 있지만, 고통받는 이의 이웃은 오직 자비만이 기준이 됩니다. 역사적으로 교회는 시대의 물음에 대답하며 서구 사회의 교육, 문화, 정치, 경제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21세기 인류도 또 다른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생명공학이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일들을 알고리즘을 장착한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합니다. 의료, 법조, 교육, 예술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도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습니다. “네가 남에게 바라는 만큼 남에게 해주어라. 온 마음과 정성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입니다. 우리의 몸은 환경에 잘 적응합니다. 그러나 결국 늙고 병들고 죽음으로 가게 됩니다. 반면 우리의 마음은 노력 여하에 따라 깊어지고 성숙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듯 무뎌지지만, 기도와 회개, 말씀 안에서 꾸준히 갈고 닦으면 깨달음이 되고 연륜이 되며, 영원한 생명을 향한 길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길은 단순한 육신의 적응이 아니라, 우리 영혼을 구원으로 이끄는 부활의 길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르타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로 걱정하고 있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것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도 좋은 몫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것을 택하고, 꾸준히 지켜 나가는 것이 신앙인의 길입니다. 제1독서에서 요나의 설교를 들은 니네베 사람들이 모두 회개했을 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벌하지 않으시고 용서하셨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하기만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든 자비로 응답하십니다. 오늘은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16세기 중엽 오스만 제국(현재의 튀르키예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슬람 제국)은 영토를 확장하고자 유럽을 침공하였습니다. 1571년 10월 7일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그리스의 레판토 항구 앞 바다에서 벌인 ‘레판토 해전’에서 오스만 제국을 무찔렀습니다. 비오 5세 교황은, 이 전투의 대승이 묵주 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간구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 덕분이라 여기고, 이를 기억하고자 ‘승리의 성모 축일’을 제정하였습니다. 나중에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2002년 ‘빛의 신비’를 제정하였습니다. 이로써 묵주 기도는 예수님의 탄생을 묵상하는 환희의 신비, 예수님의 공생활을 묵상하는 빛의 신비,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고통의 신비, 예수님의 부활을 묵상하는 영광의 신비로 완성되었습니다. 묵주 기도를 정성껏 바치면 성모님의 전구로 악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우리의 몸뿐 아니라 마음이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가 좋은 몫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길을 끝까지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