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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송영진 신부님_<마르타의 ‘정성’은 ‘좋은 일’이지만, 그래도 먼저 ‘말씀’을...>
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5-10-07 조회수25 추천수1 반대(0) 신고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루카 10,38-42)”

1) 이 이야기는, “주님께서 주시는 것을 잘 받아먹는 것이

주님을 잘 섬기는 것이다.” 라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드리는 것을 받아먹으려고 오신 분이

아니라, 또는 ‘섬김’을 받으려고 오신 분이 아니라,

우리를 먹이려고 오신 분, 우리를 섬기려고 오신 분입니다.

“누가 더 높으냐? 식탁에 앉은 이냐, 아니면 시중들며

섬기는 이냐? 식탁에 앉은 이가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 22,27).”

여기서 ‘그들’은 예수님과 사도들과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라다닌 신자들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마르타가 예수님과 일행을 자기 집으로

맞아들인 상황인데, 예수님 쪽에서 보면,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마르타의 집을 잠시 이용하신 상황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라신 것은 접대를 받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가르침을 사람들이 잘 듣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르타는 음식을 만들어서 예수님을 접대하는 일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르타는 손님들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만들어야만 했고, 또 일손이 모자라서 몹시 바빴고, 그래서

동생이든지 누구든지 간에 도와주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 마르타의 모습은, 사심 없이 순수하게 예수님을

잘 섬기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이기 때문에, 마르타가

하고 있는 일을 잘못된 일이라고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하신 말씀도 꾸짖는 말씀은 아니고,

부드럽게 타이르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해 드리는 것이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이라는 것을 마르타가 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깨우쳐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마르타의 의도와 지향과 정성은

인정하셨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라는 말씀에서

‘많은 일’은 ‘너무 많은 음식’을 뜻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일’을 뜻하기도 합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라는 말씀에서 ‘필요한 것’은

당신의 가르침을 잘 듣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마르타에게 하신 말씀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 그만 하고 너도 여기 와서 나의 가르침을 들어라.”

라는 뜻일 텐데, 예수님께서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라고 간접적으로만

말씀하신 것은, 아마도 마르타가 스스로 깨닫기를

바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예수님은 우리를 먹이려고 오신 분”이라는 말은,

요한복음 7장에 있는 다음 말씀에 연결됩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 말씀대로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요한 7,37-38)”

이 말씀에서 요한복음 4장에 있는 말씀들이 연상됩니다.

“네가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

하고 너에게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그에게 청하고 그는 너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이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0.13-14).”

“예수님께서 ‘나에게는 너희가 모르는 먹을 양식이 있다.’

하시자, 제자들은 서로 ‘누가 스승님께 잡수실 것을 갖다

드리기라도 하였다는 말인가?’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이다.’(요한 4,32-34)”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 구원만 바라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구원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곧 예수님을 잘 섬기고

접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마르타는,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요한 11,27).”

라는 신앙고백으로 우리 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앙인입니다.

또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는 십자가 수난을 앞둔 예수님을

위해서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림으로써

예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했습니다(요한 12,1-8).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마르타가 ‘말씀’은 안 듣고 분주하게

일만 했다고, 또 마리아는 일은 안 하고 ‘말씀’만 들었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둘 다, 예수님에 대한 신앙, 존경, 사랑, 그리고 특히

‘정성’에서 모든 신앙인의 모범이 되는 신앙인들입니다.

<마르타가 정성을 다해서 예수님을 잘 모시려고 한 것은,

분명히 훌륭한 일이고 높이 평가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도 언제나 항상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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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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