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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10-07 조회수62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 루카 10,38-42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오늘 복음은 일 년 중에도 여러 차례 마주하게 되는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언니인 마르타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시선에 머무르며 이 말씀을 중심으로 묵상해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마르타로 하여금 그녀의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는 주된 감정인 염려와 걱정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 발치에 앉아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받아들인 마리아가 ‘좋은 몫을 선택했다’고 하심으로써 그녀가 선택한 몫이 왜 좋은 것인지, 또한 마르타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 어느 쪽인지를 보여주고자 하십니다.

 

마리아가 선택한 몫, 즉 주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좋은 것인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오직 주님께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자세로 주님의 현존 앞에 머무르며 그분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받아들이는 것을 한 마디로 ‘기도’라고 부릅니다. 포도나무이신 주님께 붙어있으면서 기도에 전념하는 사람은 주님으로부터 단절되어 있는 세상 사람들처럼 여러가지 염려와 걱정으로 괴로워할 일이 없습니다. 반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신앙생활 하는데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그 중심에 주님이 계시지 않으면, 그 일이 기도로부터 우러나오지 않으면 그저 내 뜻과 바람을 이루기 위한 ‘사람의 일’이 되어버리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마르타가 당신을 위해 시작한 일이 ‘사람의 일’로 변질되지 않도록, 그녀가 그 일을 하는 기쁨과 보람을 잃지 않도록,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정말 중요한 ‘한 가지’가 무엇인지를 마음에 새기고 항상 신경쓰라고 하시는 겁니다.

 

마르타가 염려하고 걱정하는 이유는 마음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며 사랑하는 주님을 자기 집에 모셨으니 그분을 기쁘고 편안하게 해 드리고 싶은데 자기 준비가 부족해서, 자기 능력이 모자라서 그러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하여 작은 것 하나까지 염려하고 걱정하게 된 것이지요. 부모의 사랑을 깊이 느끼고 신뢰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보통 그런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이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특별한 일을 멋지게 해내야만, 그래서 부모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려야만 그분들이 자기를 사랑해주실거라 여기기에, 자신이 기대하고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지는 겁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며 신뢰하는 아이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자신이 부족해도,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도 부모님은 언제나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주실거라 믿기에, 주눅들지 않고 솔직하게 부모님을 향한 자기 사랑을 표현하지요.

 

그것이 바로 편안한 마음으로 주님 발치에 앉아 그분 말씀을 듣는 마리아가 느끼는 기쁨과 행복입니다. 주님께서는 마르타 또한 그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십니다. 그 원인조차 불분명한 불안 때문에, 남과 나를 비교하며 시기 질투하는 마음 때문에, 내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미워하고 원망하는 감정 때문에 자신이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누려야 할 ‘좋은 몫’을 놓치지 않기를 바라십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만 집중하면 마르타도, 그리고 우리도 주님께서 주시는 좋은 몫들을 맘껏 누리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신앙생활하는 이유이자 목적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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