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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5-10-14 조회수56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28주간 화요일] 루카 11,37-41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어떤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를 받으시어 함께 식사를 하십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밖을 돌아다녀 더러워진 손을 씻지 않고 바로 음식을 드시지요. 그 모습을 보고 그분을 초대한 바리사이는 깜짝 놀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참된 예언자이자 스승이라며 칭송하길래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기 집에 초대했는데, 독실한 유다인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식사 전 손씻기’조차 거르는 모습에 크게 실망한 겁니다. 그런데 식사 전 손씻기는 절대 어겨서는 안되는 ‘율법’규정이 아닙니다. 어떤 이유 때문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조상 대대로 실천해온 ‘관습’일 뿐이지요. 그들의 조상들이 손을 씻은 이유와 목적은 아마 위생일 것입니다. 식사 전에 몸을 청결하게 하지 않으면 질병에 걸릴 수 있음을 경험으로 알았기에, 그런 상황을 방지하고자 꼭 손을 씻으라고 강조했겠지요.

 

그러나 예수님 시대에는 그 이유와 목적은 잊혀지고 손을 씻는 행위만, 그 관습을 꼭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관습을 철저히 지킨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남들 눈에 자기 모습이 안좋게 보일까봐 걱정하는 두려움이 점점 심해졌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남들 눈에 비치는 겉모습에만 신경쓰는 바리사이의 형식주의를 강도높게 비판하십니다. 그리고 그가 그런 형식주의에 빠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지적하시지요.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사람이 형식주의에 빠지는 이유는 그의 마음 속이 탐욕과 사악한 뜻으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커먼 속내를 남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겉으로 더 깨끗한 척, 더 올바른 척 오버액션을 취하지요. 그러면서 남들보다 덜 깨끗해보이는 사람, 더 부정해보이는 사람을 타겟으로 삼아 비난의 화살을 날립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주의를 다른 쪽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의 허물과 잘못이 부각되지 않고 조용히 잊혀지게 만들려는 심산입니다.

 

그런 형식주의에 물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나 행동보다 마음에 집중하면 됩니다. 내 마음 속에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뜻인 사랑과 자비를 가득 채우면 됩니다. 그러면 그 사랑과 자비가 밖으로 흘러넘쳐 나의 행동과 삶에서 드러나지요. 이에 대해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자선은 겉으로만 자비로운 척, 선한 척 하는게 아니라, 먼저 내 마음 안에 자비와 선을 가득 담고 그것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드러내는 일입니다.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했던 그 바리사이의 마음 속에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자비와 사랑이 있었다면, 그는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놀라며 실망할 게 아니라, 저러다 나중에 아프시면 어쩌나 하고 걱정부터 했을 것입니다. 그분께 물을 떠다드리고서 함께 손을 씻자고 적극 권유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그가 진심으로 실천한 자비와 사랑을 통해 예수님의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더 나아가 그분께 자비와 사랑을 실천한 자기 마음까지 참된 기쁨과 보람으로 깨끗해지고 거룩해졌을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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