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루카 복음사가 축일 제1독서 (2티모4,10-17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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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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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10-18 | 조회수22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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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복음사가 축일 제1독서 (2티모4,10-17ㄴ)
"루카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마르코는 내 직무에 요긴한 사람이니 함께 데리고 오십시오." (11)
음침하고 축축한 로마의 토굴 감옥에 수감되어 말년을 쓸쓸하게 보내고 있던 노(老)사도 바오로 곁에 여전히 남아 있었던 인물이 바로 루카였다. 루카는 루카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로서 사도 바오로의 선교 여행에 동행했었다.
사도행전 27장을 보면, 단순히 동행한 정도가 아니고 팔레스티나에서부터 로마까지의 멀고도 험난한 해상 여행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사도 바오로를 수행하였다. 그는 사도 바오로와 함께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였다.
또한 그는 콜로사이서 4장 14절에서언급된 대로 '사랑하는 의사'이기도 했다. 그는 감옥에서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노(老)사도였던 사도 바오로의 건강과 안위를 돌볼 수 있는 실질적인 능력을 지닌 의사였던 것이다.
나아가 그는 사도 바오로의 제1, 2차 로마 수감 생활 동안 그와 함께 있어서 (콜로4,14; 필레몬1,1,24; 2티모4,11)서신을 대필하기도 한 비서요, 신실한 친구이기도 했었다. 그는 그리스도인, 선교사, 의사, 비서, 친구로서 사도 바오로와 언제나 함께한 진실한 주님의 종이었다.
이제 티모테오가 올 것임을 확신한 사도 바오로가 그에게 감옥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방문할 때에 '마르코를 데려올 것'을 요청한다. 요한 마르코는 예루살렘 출신으로서(사도12,12) 사도 바오로의 제1차 선교 여행에서 사도 바오로 일행을 떠나 개인적으로 행동했던 불명예스러운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사도13,13). 제2차 선교 여행 때 사도 바오로는 이런 전력이 있는 마르코라고 하는 요한의 동행을 거부했으며, 이로 말미암아 바르나바와 결별하기도 했다(사도15,36~41).
그러나 콜로사이서 4장 10절이나 필레몬서 1장 24절을 참고하면, 마르코는 사도 바오로가 1차로 로마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에 그와 함께 있었음이 분명하다. 또한 베드로 전서 5장 13절에 따르면, 마르코는 사도 베드로와 함께 로마에서 복음을 증거하였다.
전승에 따르면 사도 베드로가 로마에서 순교한 후, 이전의 사도 바오로와의 반목을 털어버리고 다시 그의 신실한 협력자가 되었다고 한다. 한때는 서로 반목했던 자들이 복음 안에서 다시 화해하고, 한 뜻으로 주님 복음을 위해 힘쓰는 모습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일 것이다.
한편, 여기서 사도 바오로가 티모테오에게 마르코와 동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이유는 마르코가 사도 바오로 자신의 일에 유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문을 보면, 사도 바오로는 자신의 '일'을 '디아코니안'(diakonian)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다. 이 단어는 교회와 관련된 봉사, 또는 하느님 나라와 관련된 봉사와 일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이것을 볼때, 사도 바오로는 자신이 관계하고 있는 복음 선포에 마르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양피지 책들을 가져 오십시오.'(13)
사도 바오로가 티모테오에게 가져올 것을 부탁한 것은 외투(겉옷) 이외에 '책들, 특히 양피지 책들'로 번역된 '타 비블리아, 말리스타 타스 멤브라나스'(ta biblia, malista tas membranas; my scrolls, especially the parchments)였다.
여기서 '책들'로 번역된 '타 비블리아'는 일반적으로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지칭하는 단어이지만, 본문에서는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이라는 문구로 한정되어 있어 양피지 책을 지칭한다. 여기에서 '양피지 책들'로 번역된 '멤브라나스'(membranas)는 라틴어의 '멤브라나'(membrana)로 표현되는 단어로서 '얇은 가죽'을 뜻한다.
무두질한 가죽이 페르가모에서 최초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parchments'로 표기되는 양피지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즉 여기서 언급된 '멤브라나스'는 '양이나 염소나 송아지 가죽 위에 필사한 책'을 뜻한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가죽 종이는 파피루스에 비해 훨씬 비쌌기 때문에 대부분의 책들, 곧 일반적인 책에는 파피루스가 사용되었다.
그렇다면 사도 바오로가 가져오기를 부탁한 '양피지 책들'은 도대체 무엇인가? 어떤 학자는 이것을 재판을 대비하기 위한 로마 시민권 증명서라고 하기도 하며, 다른 학자들은 희랍어 구약 성경이나 주님의 말씀을 기록한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을 수 있지만, 모두 추정에 불과할 뿐이다. 이것은 말년의 사도 바오로가 특별히 보기를 원한 귀중한 내용의 책임에는 틀림없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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