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5-10-30 조회수150 추천수7 반대(0)

예전에 청어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원양어선이 청어를 잡아 항구로 돌아올 때입니다. 청어는 성격이 급해서 항구에 돌아오기 전에 많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미 죽어버린 청어는 좋은 가격을 얻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날 청어를 넣어둔 수족관에 청어의 적인 상어가 한 마리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항구에 들어오니 청어 대부분이 살아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청어들이 상어를 피해서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뒤로 원양어선의 어부들은 청어를 잡아 돌아올 때면 수족관에 상어를 한 마리 넣어 두었다고 합니다. 시련과 도전은 힘들고 두렵지만 때로는 그 시련과 도전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어느 부부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부부는 바닷가에서 횟집을 운영하며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횟집이 유명해지면서 손님이 많이 왔습니다. 아내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재산이 늘어나니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성실하던 남편은 술과 도박에 빠졌고, 외도까지 하였습니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부부였는데 부유해지면서 행복한 가정에 불행이 들어왔습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많은 분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냉담의 원인은 환난, 박해, 위험, , 굶주림, 죽음이 아니었습니다. 악의 세력은 또 다른 방법으로 우리를 하느님과 멀어지게 합니다. 예전에는 없었던 신문과 방송은 제2의 신처럼 사람들의 의식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나의 종교에 익숙해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한 종교와 더불어 살아가게 됩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칫 상대주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구원의 열쇠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 십자가는 하나의 장식품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성당에 나오지 않는 이유도 참 다양합니다. 학교 공부 때문에, 회사 일이 바빠서, 오랫동안 안 나가니까 두려워서라고 말들을 합니다. 또 많은 분이 나중에는 성당에 나오겠다고 하십니다. 천천히 나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저의 마음도 안타깝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 건강, 재산 모두 다 언젠가는 놓고 가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업에 실패해서 2억여 원의 빚이 있었는데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모두 갚았다고 합니다. 10년 동안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섯 가지의 일을 했다고 합니다. 신문에 광고지 넣는 일, 신문 배달하는 일, 학원버스 운전하는 일, 길에 버려진 폐지 줍는 일, 목욕탕 청소하는 일,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정말 바쁘게 하루를 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들은 월급날이 한 달에 한 번인데 자신은 여러 번이라 더 기쁘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이제부터 자신을 위해서 저금도 하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가겠다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주어진 시간에 충실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루에 7가지의 일을 하면서도 누굴 원망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충실한 분이 신앙인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은 더 기쁜 마음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헛되이 버린 시간은 없는지, 내가 나의 영혼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도 지난봄부터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일에, 보람 있는 일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에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야 하겠습니다.

 

34년 사제 생활하면서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첫 부임지에서의 설렘이 있었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고,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도 있었고, 자신 있게 갔지만 막다른 길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주파수가 맞으면 방송이 들리듯이, 같은 주파수를 공유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컴퓨터 통신이 등장하고,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동호회, 동아리 모임도 있었습니다. 분에 넘치는 큰일을 맡아 고민한 적도 있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수호천사가 큰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면 혼자인 것 같았는데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이 늘 있었습니다. 말은 없었지만, 먼발치에서 응원해 주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주파수가 늘 우리 곁에 있듯이, 하느님의 사랑이 언제나 제 곁에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마음의 문을 열기를 바라셨습니다. 마음의 문만 열면 이웃의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는 같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면 좋겠습니다. 사랑의 주파수, 나눔의 주파수를 이웃에게 보내면 어떨까요?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자비와 사랑의 주파수, 용서와 온유함의 주파수를 받으면 어떨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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