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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일미사 묵상기도] 임마누엘의 표징을 받아들이는 기도
작성자김학용 쪽지 캡슐 작성일2025-12-20 조회수40 추천수0 반대(0) 신고

임마누엘의 표징을 받아들이는 기도

 

 

 

주님,

두려움 앞에서 흔들리던 아하즈의 모습 안에

저 자신의 얼굴을 봅니다.

눈에 보이는 힘과 계산에 의지하며

당신의 개입을 은근히 피하려 했던

제 마음의 완고함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청받지 않아도 표징을 주시는 하느님,
거절 속에서도 구원을 준비하시는
당신의 자비를 찬미합니다.

주님,
마리아처럼 이해할 수 없는 말씀 앞에서도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고백할
용기와 믿음은 제 안에 없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은총을 믿고 청합니다.

제 안의 아하즈를 넘어
마리아의 길로 이끄시는 분은
오직 당신이심을 고백하오니,
오늘 제 두려움과 계산을 내려놓고
당신의 뜻에 저를 맡기게 하소서.

임마누엘이신 주님,

저와 함께 계셔 주소서.아멘. 

 

 

<묵상> 
이사야 7,10-14와 루카 1,26-38은 하느님의 구원이 인간의 요청이나 자격에서 시작되지 않음을 강하게 드러낸다. 아하즈와 마리아는 모두 “불가능한 상황” 앞에 서 있지만, 그 대응은 극명히 갈린다.

 

아하즈는 눈앞의 위협 앞에서 숲의 나무처럼 흔들리며, 실상 아무것도 아닌 “연기 나는 장작 끝” 같은 적을 과대평가한다. 그는 하느님께서 표징을 주시겠다고 하시는데도, 겉으로는 경건한 척하며 그 개입을 거절한다. 그러나 이는 믿음이 아니라 하느님 없이도 살고자 하는 자기보존의 완고함이다. 결국 그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약속보다 보이는 강대국 아시리아를 선택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거절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으신다. 인간의 요청이 사라진 자리에서조차, 하느님은 스스로 표징을 주시는 분이시다. 임마누엘의 약속은 인간의 신뢰가 아니라, 하느님의 일방적 신실함에서 태어난다.

이 약속은 루카 복음에서 마리아에게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성취된다. 동정녀의 잉태는 인간적으로 가장 비현실적이며, 마리아에게는 사회적 파멸과 죽음의 위험까지 동반한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말씀 앞에서 자신을 “주님의 종”으로 내어맡긴다. 이는 용기라기보다 전적인 신뢰, 계산을 내려놓은 순종이다.

이 두 인물의 대비는 우리 안의 현실을 드러낸다. 우리는 아하즈처럼 하느님의 개입을 두려워하면서도, 마리아의 믿음을 동경한다. 
그러나 이 간극은 노력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리아의 믿음조차 그녀의 성취가 아니라, 은총에 대한 응답이었다.

 

따라서 우리의 희망은 “마리아처럼 되려는 결심”이 아니라, 아하즈 같은 우리에게도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기도에 있다. 

믿음은 우리가 만들어 내는 태도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선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그 선물을 막지 않도록 마음을 열고 기다리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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