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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삶 자체가 기도도 될 수 있을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04:40 조회수32 추천수3 반대(0) 신고

 

작년에 한 달 동안 본의 아니게 목욕탕 청소를 하면서 세상일을 하긴 했지만 색다른 경험이라 많은 묵상을 하게 됐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도입니다. 기도의 정의는 다양하게 표현됩니다. 교리서에 있는 내용 아니면 지금까지 강론 아니면 영성서적에서 본 내용 다 알고는 있지만 그걸 다 한 마디로 달리 표현하면 이론적이고 교과서적인 내용일 겁니다. 실제 피부로 와 닿는 현실적인 내용이 과연 있다면 그게 과연 무엇일까 하는 고민을 해봤습니다. 보통 보면 목욕탕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목욕탕이라면 남탕은 1시간 반에서 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여탕은 규모가 똑같은데도 거의 두 배가 걸립니다. 저는 직원으로서 한 게 아닌데 나중에 알았는데 여탕은 남탕보다 급여가 조금 더 많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왜 같은 면적이고 똑같은 크기인데 왜 그런지 잘 몰랐습니다. 하면서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왜 그런지 알았습니다. 아무튼 여탕 청소는 손이 가는 게 많이 있었습니다. 

 

평균 3시간이면 되는데 저는 조금도 쉬지 않고 해도 4시간이나 소요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부탁하신 자매님 얼굴을 봐서도 그렇고 또 남자가 하니 뒤숭숭하게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보통의 여자들이 청소하는 것 이상으로 해서 저 한 사람 때문에 남자에 대한 안 좋은 선입견 같은 것을 주고 싶지 않아서 정말 똑부러지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근데 신기한 것은 청소를 4시간 정도 하면 엄청 지루할 건데 저도 분명 그렇게 생각하는데 실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잘 모르겠는데 고속버스를 타면 예전에 마산에서 대전까지 3시간 소요됩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한 채 가면 엄청 지루합니다. 그렇게 비교하면 지루하고도 지루할 건데 다 마칠 때 정도됐을 때 시계를 보면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지났을까 할 정도입니다.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그게 일이기는 한데 일이긴 하지만 저는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으니까 약간 지루했는데 차차 적응하면서 뭔가 생각을 하는 묵상을 겸해서 하니까 그게 묵상하는 데 집중을 하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이왕 어차피 4시간 정도는 흘려보내는 시간인데 가급적이면 생산적으로 흘려보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매일 매일 제가 주제를 정해 묵상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문득 청소를 하면서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기도 하면 사실 장소와 시간 같은 환경적인 것에 지배를 받게된다고 다 인식을 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가령 조용한 성당, 아니면 조용한 집에서 고상 같은 게 준비된 탁자 위라든지 아니면 성지 같은 신성한 장소와 같은 것 말입니다. 시간 같은 건 식사전 식사후 또는 삼종기도처럼 시간에 매여 있는 기도라면 말입니다. 이런 개념이 보편적인데 이런 걸 만약 초월할 수 있다면 그런 기도가 또 가능하다면 그 기도는 아주 훌륭한 기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다가 생각한 게 예전에 어떤 글에서도 표현을 했는데 그땐 단순히 문자적인 의미만을 의미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삶 자체가 기도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실제로 있을 수 있겠다는 묵상을 해봤습니다. 

 

먼저는 탕에 있는 각 거울을 청소할 때입니다. 어떤 거울은 깨끗하지 않고 어떤 거울은 깨끗한 것도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지저분한 거울만 청소를 하고 굳이 깨끗한 건 청소하지 않을 수 있을 겁니다. 별차이는 나지 않지만 굳이 애써 힘들게 청소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다 생각을 할 겁니다. 저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양심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건 비단 목욕탕 청소가 아니더라도 경험상 그렇지 않습니다. 한두 번은 그렇게 해서 넘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사실 깨끗하게 보인다고 해서 안 하고 넘어가면 나중에는 두번 세번 지나면 확실히 표가 난다는 걸 군 시절에 이미 경험을 했기에 보기에 깨끗하게 보여도 그런 것 하고 상관없이 저는 청소를 했습니다. 한 번은 세신 아주머니가 퇴근하실 때 마주쳤는데 한마디 주셨습니다. 

 

보통 보면 남자뿐만 아니라 대개는 여자도 마찬가지인데 여자들은 탕 청소에 민감하기 때문에 청소가 잘 안 돼 있으면 클레임이 생기게 마련인데 제가 하는 동안 클레임은 없고 오히려 더 깨끗하다는 평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나중에 끝날 무렵에 혹시 다음에 지금 하시는 자매님이 그만두시게 되면 그때 일좀 해 줄 수 있냐고 해서 저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이 부탁하셔서 어쩔 수 없이 도와드린 겁니다. " 아무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만 인사를 드렸습니다. 이때 느꼈습니다. 제가 열심히 한 건 단순히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제 때문에 자매님에게 혹여라도 좋지 못한 소리를 듣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아서이고 또 하나는 남자가 하니 뒤숭숭하게 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는 주인 입장에서는 자기 영업장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을 선호하는 건 당연할 겁니다. 바로 이런 일련의 상황이 우리 신앙에도 접목하면 좋은 신앙으로 자리잡는 데 밑거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떻게 적용을 하면 될지 한번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저는 단순히 주인에게 잘 보일 이유도 없거니와 또 그럴 필요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제 개인적인 성격상 이유 때문에 한 주관적인 저의 성향 때문에 한 것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저는 한 달 동안의 기간이었지만 매일 매일 탕에 있는 각각의 거울을 청소할 때마다 제 영혼을 위해 계속 화살기도를 했습니다. 바쁜 세상을 살다 보면 기도를 많이 못 할 때도 있는데 지금과 같은 경우는 비록 거울을 청소하지만 실제 눈에 보이는 사물을 청소하지만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제 영혼도 깨끗하게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기도가 되기 때문에 이처럼 이런 경우는 특이한 경우일 수 있겠지만 마음만 먹으면 이런 게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응용만 하면 다 기도로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마지막에는 최종 탕 전체를 다 점검해봅니다. 

 

탕배수구 마개는 제대로 삽입했는지 파우더룸에 있는 헤드라이기 각종 비치물이 잘 정리정돈 됐는지 그렇게 다 점검한 후에 탕 안을 들여다 보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한 것도 아니고 잠시 잘 아는 분을 위해 도와드리려고 한 것이지만 그래도 지저분한 탕이 마지막에 겉모습이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고 청소된 것을 보면서 꼭 한 번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 영혼도 매일 매일 이렇게 깨끗하게 정리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입니다. 이건 비단 청소에만 국한된 것이지만 우리의 모든 일상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의 행동 하나 하나를 단순히 세상적인 일이라든지 아니면 그냥 단순 일상이라고만 치부하지 말고 이 행동 하나 하나도 이게 하느님을 향해서 한다면 이것 또한 아름다운 기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만약 제가 일반 사람이긴 하지만 특히나 천주교 신자라는 걸 알게 된다면 이거 하나가 전체를 대표하는 건 무리가 있겠지만 그래도 주변인들에게 천주교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보여줄 수가 있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거창하지만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도 있기에 이런 의미에서도 우리는 기도라는 게 어떻게 장소나 시간에 제약을 받아서 하는 것만 기도가 아니고 이처럼 삶 자체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훌륭한 기도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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