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연중 제1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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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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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1-16 | 조회수41 | 추천수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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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주간 금요일] 마르 2,1-12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오늘 복음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중풍 병자가 4명의 마음 따뜻한 이웃의 도움으로 주님을 만나 치유의 은총을 입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주인공은 중풍 병자가 아닙니다. 그는 엄밀히 따지면 예수님으로부터 은총을 입기 위해 딱히 한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지가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으니 직접 주님을 찾아갈 수 없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입까지 막힌 벙어리는 아니지요. 그런데도 그는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주님께 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주님께서 그에게 치유의 은총은 물론이고 구원의 은총까지 선사하신 것은 그를 당신 앞에 데려다놓기 위해 온갖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이웃들의 노력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를 누인 들것을 들고 먼 길을 온 것은, 떨어져 다칠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지붕 위로 올라간 것은, 비난과 책벌을 감수하고 그를 예수님 앞에 데려다주기 위해 남의 집 지붕을 망가뜨리는 무리수를 둔 것은 다 주님께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주님은 그 어떤 중병도 고쳐주실 수 있다는 ‘능력’에 대한 믿음, 주님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가련한 이를 절대 외면하지 않으실 거라는 그분 ‘자비’에 대한 믿음이 그것이지요. 주님은 그런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은총을 베푸신 겁니다.
나 혼자만 계명을 어기지 않고 잘 지켜 구원받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며 함께 주님께로 나아가는 모습. 그것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모두가 ‘함께’ 하느님 나라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가톨릭 교회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그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는 ‘완벽함’을 갖추어서, 남들에 비해 ‘성덕’이 뛰어나서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니지요.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수없이 저지르는 죄들로 인해 영적으로 아프기에, 각자가 지닌 장점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완전해지기 위해서, 그렇게 모두 함께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교회’라는 믿음의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신앙생활 하는 과정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주님으로부터 더 빨리, 더 많은 은총을 받고 싶어서 ‘새치기’를 하기도 하고, 주님을 통해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애를 쓰다가 본의 아니게 다른 이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요.
그러나 주님은 그런 우리를 비난하거나 단죄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심판하러 오신 게 아니라 용서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우리를 단죄하러 오신 게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당신 가까이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해도 어여삐 보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고 위로해주십니다. 쉽고 편한 것만 찾는 우리는 이해보다 비난을, 용서보다 단죄를 선택하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자 하시는, 그러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과 고통도 기꺼이 감수하시는 주님은 우리를 위해 뻥 뚫린 ‘탄탄대로’를 놔두고 어렵고 힘든 ‘십자가의 길’을 걸으십니다. 주님께 받은 그 큰 사랑을 생각한다면 그분께서 명령하신대로 ‘일어나 내 들것을 들고 내 삶의 자리로 돌아가야’겠습니다. 그 들것에 힘들고 아픈 형제들을 태워 주님께로 나아가야겠습니다. 그들이 나를 통해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체험하도록 기꺼이 희생과 자비를 실천해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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