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연중 제2주간 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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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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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8:44 | 조회수20 | 추천수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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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주간 화요일] 마르 2,23-28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다음 사람에게 그것들을 ‘다스리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탐욕에 빠져 제맘대로 휘두르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 만물이 하느님 아버지의 뜻 안에서 그분 섭리에 따라 흘러가도록 보살피라는 뜻이었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세상 만물을 하느님 뜻에 따라 지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들로부터 지배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마음 속에 더 많이 가지려는 탐욕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남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자기 혼자만 누리려는 집착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을 활용하여 삶의 참된 의미를 찾지 못하고, 그것들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듭니다. 많은 이들에게 돈이, 명예가, 권력이 살아가는 이유이자 의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들이 없으면 마음이 불안해 견딜 수 없고, 그것들을 얻고 지키기 위해 양심마저 저버리는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바리사이들에게는 율법이 삶의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율법을 한 자 한 획도 어기지 않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는 이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런 이들을 심판하고 단죄해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치 자기들이 하느님의 뜻을 대변하고 지키는, ‘정의의 사도’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지요.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율법 규정들을 글자 그대로 지키지도 않으면서 율법의 ‘근본정신’을 논하고, 율법의 ‘완성’ 운운하는 모습이 눈꼴시었습니다. 자기들은 율법을 지키기 위해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참고 견디는데, 율법에 속박되지 않고 편하게, 자유롭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마음 속에서 분노와 억울함이 치밀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예수님과 그 일행을 율법으로 옭아매어 단죄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눈에 좋은 먹잇감이 포착됩니다. 오랜 배고픔에 지친 예수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자기 소유도 아닌 밭에서 밀 이삭을 뜯어 먹는 모습을 목격한 겁니다. 그래서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 즉 추수행위를 하느냐고 제자들을 비난하지요. 이에 예수님은 멜키체덱 사제가 다윗 일행에게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되는 제사빵을 주어 먹게 했던 일을 상기시키십니다. 하느님께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시는 것은 ‘제사빵은 오직 사제만 먹을 수 있다’는 규정을 지키는 게 아니라, 그 빵이라도 먹여서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살리시는 일임을 깨닫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엔 그런 뜻이 담겨 있지요. 그리고 이런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에는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들먹이며 다른 이들을 심판하고 단죄하는 것은 주님이 아닌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 되려는 교만이라는 뜻입니다. 오직 주님만이 안식일의, 더 나아가 모든 계명의 참된 주인이심을 인정하는 이들은 ‘해서는 안되는 일’에 연연하지 않고, 주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그리하여 계명에 담긴 참된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한 가지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 뿐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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