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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 미화원 이모에게 올리는 인사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6-01-26 조회수54 추천수1 반대(0) 신고

 

탕청소를 한 이후에 문득 공공장소 같은 곳에서 미화원 이모들을 보게 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전에는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거나 간단하게 목례 정도 가볍게 할 정도였습니다. 이젠 저도 모르게 생긴 변화가 있습니다. " 수고 많으십니다. 안녕하세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인사를 가능하면 하려고 했습니다. 단순히 인사만 하는 게 아니라 정중하게 깍듯이 몸에 진심을 담아서 머리를 숙여 이 인사가 가식이 아닌 진심이 묻어난다는 걸 느낄 수 있게 말입니다. 세상은 기브엔 테이크처럼 인사도 그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영세를 받은 본당에 가 인사를 하게 될 경우 어떤 분에게는 정말 그냥 일반적인 인사를 하는 것과는 좀 다르게 특별하게 인사를 하는 분이 있습니다. 몇 분의 자매님과 몇 분의 형제님입니다. 형제님은 두서너분 정도입니다. 자매님은 조금 더 많습니다. 제가 어떤 자매님에게 깎듯이 아주 정성을 다해 몸 인사를 드리는 걸 보게 되면 어떤 분들은 말씀은 하시지 않지만 사실 속으로 이런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왜 저 언니는 베드로씨가 저렇게 공손하게 인사를 할까 하고 말입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분 사위도 어제 성당 마당에서 뵈었습니다. 경남대 미대 교수입니다. 교수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데 보통 저한테 인사를 하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합니다. 마치 어디 학교 선생님처럼 말입니다. 사실은 조금 민망합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그렇게 인사를 해서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왜 제가 이 교수님의 장모님이신 자매님께 인사를 그렇게 공손하게 드리는지 그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그분이 저를 1년에 몇 번 어쩌다가 안아주시고 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저에게 문자를 주시면 정말 사랑과 또 한참 아들뻘되는 사람인데 말씀에 예의를 다해 표현해 주십니다. 보통 오래 동안 저를 알고 계신 자매님들이 인사를 하면 그냥 조카처럼 아니면 동생처럼 편하게 이야기하듯이 합니다. 근데 이분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극진히 존중해 주십니다. 평소 말씀도 절대 경어를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제가 그렇게 하시는 이유를 추측은 하지만 그 추측이 무엇인지는 생략하겠습니다. 단순히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좀 다르게 표현하면 바로 그분이 그런 인품을 가지셨기에 저도 그에 맞게 존중해드리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면 마치 대통령께 인사를 하듯 아니면 성모님이나 예수님께 인사를 드리는 반절 같은 모습으로 절도 있게 그냥 지나치다가 고개만 숙이는 그런 인사가 아니라 정지된 상태로 두발을 가지런히 붙이고 지면과 수직인 상태에서 상체를 약간 숙이며 잠시 머물다가 바로 합니다. 이런 인사법은 예전에 스님으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스님이 인사하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잘 아는 스님이십니다. 

 

저희 집에 오시면 제 방에서 주무시고 제가 스님 절에 가게 되면 밤새 이야기를 하는 스님이십니다. 제가 가톨릭으로 오기 전 한참 전입니다. 예전에 이 스님 이야기도 제가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이 스님에 대해 이야기 하나 전해드리겠습니다. 영화배우 이상으로 멋진 분이라 여자 보살님들로부터 어떤 유혹을 받고 그 유혹을 어떻게 뿌리치시는지 그걸 한번 전해드리겠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있을 겁니다. 제가 언제 한번 그랬습니다. 제가 과거 종로에서 조계사 스님들 이야기한 적이 있었을 겁니다. 스님들 걸음걸이를 보면 땡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요. 스님도 이처럼 말씀하십니다.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인사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인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존경을 받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보기엔 간단한데 정말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단순히 몸만 숙인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엄청 많은 훈련을 해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이 자매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이번에 청소를 한 후에 생긴 변화가 있다면 청소 미화원 일 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80프로 정도는 깎듯이 하려고 합니다. 이대로 한다면 그분들이 너무 어색해 하실 것 같아서요, 제가 80프로 정도만 해도 그분들이 사실 약간 당황해하셨습니다. 느낌으로 왜 그런지 제가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이해를 하시겠죠. 제가 이렇게 하려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탕청소를 하면서 제가 스스로 배운 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밑바닥 같은 더러운 걸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글을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어떤 경험은 차마 말씀드리기 거북해 전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남자 형제분들만 보시면 솔직히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자매님들도 보시기에 그분들을 위해서 제가 표현하지 않는 게 예의인 것 같아 예의를 지킬 뿐입니다. 물론 탕청소와 건물 미화원 청소는 성질을 좀 달리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이와 비슷한 게 있다는 걸 저는 대충 짐작할 수 있거던요. 

 

왜냐하면 제가 언젠가 한번 미화원 이분들이 청소를 하시면서 제가 청소를 할 때 미친 미친 이렇게 한 것처럼 뭔가 표현을 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들 역시도 제가 경험한 그런 걸 경험하실 것 같아 그분들의 고충을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심정을 공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습니다. 그분들이 비록 그런 일을 하면서 보수를 받고 하시는 분들이지만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개인일을 하시는 분이라고 해도 다수의 공중에게 쾌적한 환경을 위해 애쓰시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그렇게 해드려야 그분들에게 그분들이 하시는 일이 정말 사회에서 보는 그런 시각으로 자신을 보지 않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해드리고 싶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몸값을 인정해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실제 그렇게 해보니 먼저는 아주 놀라워하십니다. 그다음 표정이 압권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감격과 감동의 표정입니다. 이건 글로 표현할 수가 없겠습니다. 다만 그 느낌만 이해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요지를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제가 인품이 좋아 덕이 있어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밑바닥 같은 일을 체험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조금 거창하게 말한다면 겸손을 배운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겸손한 사람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사람은 모름지기 그래야만 된다는 사실을 체험으로 알게 됐으니 알게 됐으면 한번 실천에 옮겨야 그 가치가 있을 것 같아 해 본 것에 불과합니다. 바로 이처럼 우리도 다양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밑바닥 체험도 해봐야 사람이 조금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를 기할 수도 있겠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은 저의 체험담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넓은 이해를 구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사실 제가 비록 한 달이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지만 정말 많은 걸 느꼈습니다. 제가 그 느낀 걸 다 공유하려면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고민됩니다. 어떤 경우는 약간 여자분들에겐 불편한 소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혹여라도 그렇다면 최대한 그렇게 느끼지 않고도 공감할 수 있게 제가 최대한 배려를 해서 전해드리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정말 아주 깊은 교훈을 배운 것도 있는데 그건 차마 공개하기가 좀 그래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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