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 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6-02-07 조회수252 추천수5 반대(0)

예전에 들은 말이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바람이 불어서 나뭇잎이 흔들리듯이 우리는 외부의 환경에 의해서, 외부의 상황에 따라서 영향을 받습니다. 나뭇잎이 가지에 붙어 있으면 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듯이, 정신을 맑게 하면, 정신을 바짝 차리면 길은 보이기 마련입니다. 젊은 부부가 연말을 맞이해서 프랑스 파리로 여행 갔습니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에서 성탄 밤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지내며 백화점에서 쇼핑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정리하면서 영주권 카드를 놓고 온 걸 알았습니다. 대사관에 연락하니 시민권자가 아니면 온라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일주일 이상 더 머물러야 하고,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여러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아내가 한국으로 가서 있는 동안, 남편이 미국으로 가서 아내의 영주권 카드를 한국으로 가져가서 함께 오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면 정해진 시간에 올 수는 있지만 비용이 문제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서류를 다시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비용은 들지 않지만 1주일 이상 더 머물러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집에 있는 영주권 카드를 페덱스 택배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비용도 적게 들고, 원하는 시간에 올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놀랐지만, 방법을 생각해 낸 부부는 남은 일정 파리에서 즐겁게 지내다가 택배로 온 영주권 카드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놀라지 않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15년 전입니다. 동창 신부님과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마드리드에서 차를 빌려서 여행 다녔습니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차를 반납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국제선인 줄 알고 국제선으로 갔습니다. 동창 신부님은 제가 이야기하니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마드리드에서 갈아타는 일정이라서 국내선으로 가야 했습니다. 국제선에서 한참 기다리다가 탑승하려 하니 국내선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둘러서 국내선으로 갔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를 놓치면 주일 미사에도 차질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비용은 더 들었지만 바로 항공권을 살 수 있었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를 믿고 기다려준 동창 신부님의 마음이었습니다. 마음이 넓은 동창 신부님은 비용도 함께 나누어 주었습니다. 상황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면 방법은 있기 마련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 말씀을 실천하기만 하면 어떤 바람이 불어도,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우리는 이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시작할 수 있고, 죽을지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나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그렇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그 길이 어렵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능력과 재능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혈연과 지연으로 되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인간의 지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크신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우리의 말과 행동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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