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 빛과 소금이 되는 공동체의 등대지기로 / 연중 제5주일[가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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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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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2-07 | 조회수76 | 추천수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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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국에서 ‘천주교 교회’ 하면 떠오르는 게 명동 성당이라나. 우리나라 민주화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이 성당은 서울 한복판 언덕배기에서 여전히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는 것 같다. 늦은 밤이면 이곳에는 적막이 흐르고, 어둠 속에서 유독 시계탑의 불빛이 밝게 빛난단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은퇴 후에도 명동 성당의 이 아름다운 밤 풍경을 몹시 그리워하셨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제맛을 잃으면 아무 쓸모가 없으니, 버려져 사람에게 짓밟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자리 잡은 고을은 감추어질 수 없다. 등불은 켜서 함지 속이 아닌, 등경 위에 놓는다. 그렇게 집에 있는 모든 것 비춘다.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이 사람들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사실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 역할을 해야 할 게다. 또한 우리는 세상의 빛이다. 어둠을 밝히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진리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세상이 부패하고 어두울수록 신앙인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리라. 어둠을 밝히는 빛과 음식 맛을 내는 소금, 이 둘은 살면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제도나 이념, 권력과 폭력이 아님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설령 그것들이 사람들을 통제와 규율에서 획일화하고 왜곡된 가치 질서에 잠시 물들 수는 있지만, 진리는 변하지 않을게다. 일예로 우리가 자신의 변화 없이 세상의 변화를 만날 수 없다는 것은 진리이다. 예수님께서는 “너희의 빛이 사람들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라고 우리에게 명하신다. 복음 선포는 지혜로운 언변으로 이루어진 게 아닌,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다.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께서 우리에게 일러 주셨다. 사람들은 저마다 이상적인 자아를 꿈꾼다. 세속에서 성공이 재산과 권력에 달려 있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행복과 평화를 인생의 목표로 한다. 이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길을 여전히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진리’이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처럼 살 수 있는 이는 소수라고 생각하기 십상일 수도. 그래서 하루하루 자신과 가정을 돌보기에도 벅찬 평범한 이들에게는 이런 가르침이 가슴 깊이 와 닿을 수 없는 이상일 것으로 여기곤 한다. 사실 주님 뜻을 실행하는 삶은 누구에게나 가능할 게다. 각자의 삶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게 이끄시는 주님 손길에 그저 따르는 실천이기에. 현란한 도시의 빌딩 숲에서 언덕 위에 우뚝 선 명동 성당은 등대를 닮았단다. 명동뿐만 아니라 각 지역 성당들도 다 등대여야 한다. 어둠 속의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이 진리의 빛을 각 지역 등대성당에서 꼭 볼 수 있어야만 할게다. 우리 마을에 성당이 있어 다들 행복해하고 든든한 위로가 되어야 하리라. 성당이 등대라면 우리는 등대지기이다.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믿음 안에서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이, 모두에게 빛이 되어 주는 이, 우리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하는 등대지기가 되어야만 하리라. 그래서 모든 이가 우리 행실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도록, 성당 문 활짝 열도록 하자.
연중 제5주일[가해](마태 5,13-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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