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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개하고싶은아름다운글(2)하느님은나의힘나의노래
작성자장경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3-03-07 조회수794 추천수3 반대(0) 신고

  하느님은 나의 힘,

       나의 노래

 

                  

                 장경숙(엘리사벳)

 

 

        나는 어린 시절을 좀 남다른 신앙 생활로 보냈다.

        얼음 꽁꽁 얼고, 별 총총 빛나는 겨울 새벽에도 매일 미사를 하고서야 학교에 갈 만큼 그렇게 신앙 생활에 열중했다. 늘 기도하며 예수님 생각으로만 가득 채우고 살았던 그 시절, 돌이켜 보니, 그 때 이미 나는 예수님을 관상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러나, 청소년 시절 문학 작품 속에 빠져들면서 하느님보다는 세상이 크게 보이기 시작했고, 신앙보다는 낭만적인 아름다운 정서 생활을 꿈꾸며 고고한 정신 세계를 추구하는 일에 더 몰두하였다. 숲 속 예쁜 집에서 시 쓰고, 그림 그리고, 음악 들으며 사는 것이 그 때의 내 꿈이었다.

       

        그러다가 교직에 막 들어섰을 무렵,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여덟 식구를 부양해야 하는 현실적인 고통에 직면하면서, 나는 큰 혼란과 실의와 좌절 속에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져들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그 고요한 안정과 평화와 기쁨은 사라진지 오래였고, 늘 가까이 계셨던 하느님은 너무 아득해서 안 계신 것 같았다. 그래도 냉담만은 하지 못했고, 의무적인 기도도 늘 습관적으로 했다.

       

        그렇게 흐른 10 년의 긴긴 고통의 터널 끝에 어떤 피정에서의 회개를 계기로 나는 봇물처럼 터지는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과 사랑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 때 나는 여러 해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학생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을 깊이 회개하였다.

       

        은총으로 맑게 씻긴 그 때의 내 영혼의 기쁨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세상은 아름다웠고, 경이요 신비요 축복이었다. 세상은 온통 하느님의 현존하심, 그분의 사랑, 숨결, 은총으로 충만해 있었다. 동시에 세상의 허무함도 보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사라지는 것, 애착할 것도 부러워 할 것도 없고, 영원한 시간 앞에 우리의 인생이란 한낱 바람결이요, 안개요, 티끌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 동안 절대적인 가치인 하느님을 상대화시키고 상대적인 유한한 세상을 전부로 알았던 것, 그것이 내가 겪은 고통의 이유였음도 알게 되었다. 하느님은 내 고통과 한숨과 눈물 속에 함께 하시며 내 교만과 이기심과 자기 중심의 아집들이 다 태워지기를 큰 사랑으로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학생들 안에 담겨진 소중한 영혼을 보게 되었고, 인간들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이 너무 느꺼워 눈물과 감동 없이는 그들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나는 다시는 하느님을 놓치지 않으려고 모든 시간을 기도화하는 일에 전념하였다. 나와 늘 함께 하시는 하느님께서는 앞 뒤 안팎에서 놀랍게 활동하시어 학교 생활 4 년 동안 많은 열매가 있었다. 20 여명의 교사들이 개종 또는 냉담을 풀거나 영세하였고, 매일 점심 시간마다 20 분씩 함께 한 기도를 통하여 많은 학생들이 경탄할 만큼 거룩한 모습으로 변화되어 갔다.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알았다.

       

        많은 열매에도 불구하고 나는 24 시간을 오직 하느님만을 위해 쓰고 싶어서, 그리고 내 안에 강한 부르심이 있어 나는 내 전 존재를 바쳐 하느님 안에 완전히 동화됨으로써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집안 일은 막내인 남동생에게 맡기고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과감히 교직을 떠났다. 교직 생활 18 년만의 일이었다.

        하느님의 사랑의 힘, 거역할 수 없는 그 거대한 사랑의 물살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함을 체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번 태풍 ’루사’가 지나갈 때, 그 강풍 속에 눈부시게 피어 있던 우리 집 정원의 한 송이 흰 장미를 나는 잊지 못한다.

        뒷산 거목도 쓰러지고, 나뭇가지들이 돌풍에 휩쓸려 어지럽게 춤을 추는 그 난장판 속에서, 가녀린 줄기로 모진 강풍을 밤새 견뎌내고 고고한 기품으로 피어 있던 한 송이 흰 웨딩 장미, 그것은 창조주를 생명을 다해 기리는 거룩한 기도의 모습이었다.

        나는 순간 숨막히는 감동 속에 나도 저 꽃처럼 어둠이 세상을 온통 휩쓸고 있는 이 시대에 어둠의 광풍을 이겨내고 당신 눈에 쏙 드는 눈부신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서, 내 생명 다해 순결한 사랑을 노래하는 영혼이 되게 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공동체에 몸담은 지도 벌써 10 년이 넘었다. 그 동안은 또 얼마나 놀라운 일들을 하셨던가? 참으로 주님께서 하신 일들은 크고도 놀라웠다. 일생토록 감사, 찬미한다 해도 다 못 갚을 크신 사랑. 내 영혼이 지쳐있을 때,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시고 큰 기쁨과 위로와 힘을 주시는 분, 진정 하느님은 나의 힘, 내 생명 다 바쳐 불러야 할 나의 노래이시다.(시편 118, 14)

       

       

      ※〈경향잡지〉2003년 2월호 ’나를 바친다.’ 에 실린 내용을 다소 보완한 것입니다.

 

   ※ 이 분은 현재 ’묵상 관상 기도 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면의 고요한 기도를 통한 하느님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은 피정을 소개합니다.

 

 

       

       

       

       

       묵상 관상 기도 피정과 미사

       

       

       

       

          "생명의 샘 진정 당신께 있고

       

        우리 앞길은 당신의 빛을 받아 환합니다." (시편 36,9)

       

       

       

         여기, 지친 영혼들의 쉼터며, 은총의 맑은 샘물이 넘쳐 흐르는 고요한 샘터

       

       내면의 고요한 기도를 갈망하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초대합니다.

       

         

         

        ※ 대상 : 전 신자, 회비 없음

         

         

         

         

        ◆ 서울 피정(매월 첫째, 셋째 주일)

         

         

        때 : 3월 16일(일), 4월 6일(일) 14시-17시

         

        곳 : 가톨릭출판사, 신관 8층(2,5호선 충정로역 5번 출구, 직진 2분)

         

        미사: 양승국 신부(대림동 살레시오 수도회 원장), 김보록 신부

         

         

         

         

        ◆ 광주 피정(매월 두번째 월요일)  

         

         

        때 : 3월 10일(월) 14시-17시

         

        곳 : 살레시오 수도원 성당(전남대 정문 앞)

         

        미사: 박선우 신부(광주 살레시오 수도원 원장)

         

         

         

         

        ◆ 전주 피정(매월 두번째 목요일)

         

         

        때 : 3월 13일(목) 14시-17시

         

        곳 : 복자 성당 (병인관)

         

        미사: 김진철 신부(복자 성당 주임 신부)

         

         

       

       

           서울대교구 가르멜 동정녀회(기도 공동체) 02)371-2240, 016-332-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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