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그분들이 가시는 천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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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순 | 작성일2005-04-01 | 조회수740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교황님께서 위독하셔서 병자성사를 받으셨다는 뉴스를 듣고, 4월, 첫 금요일 미사참례를 했습니다. 성모상 앞에 교황님의 선종을 위해 촛불 봉헌을 하고 돌아서니 갑자기 스쳐가는 생각에 가슴이 짠합니다. 얼마나 쉬고 싶으셨을까요?
집을 나서면서부터 생각했던 "김영갑 사진전"을 보기 위해 미사가 끝난 후 전철을 탔습니다.
"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하늘, 땅, 그리고 수많은 생명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이 아름다운 것은 빛, 공기, 눈, 비, 안개, 이슬, 바람, 그리고 구름 등이 조화로움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라고 말한 그는 하느님의 영역인 이 자연을 찍는데 혼신을 다하다가 불치병에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도 오늘의 자기가 있기까지 신이 도와주었다고 말하고 있는 겸손한 사진작가입니다.
자기는 특별히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나를 만나면 신앙과 연관된 얘기를 곧 잘 하는, 직장 새내기 조카가 미술관 근처에 직장이 있어 점심을 사준다고 불러냈 습니다. 음식점의 자리에 앉자마자 교황님 소식 아느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에서 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계속 궁금한 게 있는데 교황님은 돌아가시면 그냥 천국으로 직행하시느냐고 물었습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난감하던지...그때부터 저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 아마 하느님의 영광만을 위하여 일생을 사시다 돌아가신 분들이 가시는 곳은 천국에 따로 있을 걸, 그분들이 어디를 거쳐가시겠어, 하느님도 양심이 있으 시지? 그분들을 어떻게 심판을 하시겠어, 그러니까 그분들이 가실 곳은 최상 으로 꾸며놓으셨을 거야, 사철, 산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산 밑에는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호수가 넘실거릴거야, 그 잔잔한 물결 위에 유람선을 띄어놓고 신선처럼 즐기시며 계시겠지, 우린 그렇게 생각하자." 하고 말을 끝내니 "네" 하고 대답하는 조카 얼굴이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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