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교황님의 애도 기간 중에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5-04-04 조회수758 추천수1 반대(0) 신고

 

교황님의 선종소식을 듣고도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기가 송구스럽습니다.

제 영혼에 낀 때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선한 사람

앞에 서면, 자신 안에 서려있는 나쁜 기운이 차츰 힘을 잃고 그의 선함을 본받으려

고 애씁니다. 그게 양심인가 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 영혼들은 자식들에 대해 애타는 염원이 있습니다. 지금

두 손을 가슴에 모으시고 시신으로 누워 계신 교황님의 영혼이, 교회의 아버지로

자녀 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무엇일까? 그 뜻을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느님께 일생을 봉헌하고 "나"는 없으셨던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생을 마감하신 교황님의 모습, 메시지에서, 단 한가지라도  남은 생의 지침으로 삼고 싶은 열망이 일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은 슬프지만, 이렇게 회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시니, 그분의 죽음은 분명 우리에게는 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외출도 미루고 슬픔의 물결 속에 잠겨있던 중에, 그분을 닮고 싶은 모습이 떠올랐

습니다.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떨리는 손으로 하느님의 일을 놓지 않으시고 책임을 다하시던 그 불굴의 의지, 작은 제 삶의 테두리 안에서라도 그걸 실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러나 교황님처럼 하느님 뜻을 따르려면 "나"가 없어져야 문제

를 일으키지 않는데, 아직도 틈틈이 내가 살아 움직여 남을 불쾌하게 하는 작은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남은 교황님의 애도기간 동안 하느님께 비움의 은총을 빌어야할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상호관계에 놓여있는 삶 안에서, 자신을 죽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알고 계시기에, 교황님께서도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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