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가를 부르게 해주신 은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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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석광원 | 작성일2006-06-09 | 조회수1,291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저에게는 형이 있었습니다. 형은 백혈병이라는 병에 걸려 병원에서 힘들게 투병하다가 주님의 부름을 받고 가버렸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함께 간병을 하였었지요. 유아세례를 받고 성당 생활 참 열심히 했었다고 생각했는데, 불행히도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는 기도조차 나오질 않더군요. 그저 늘 불안하고 안타깝고..물론 상태가 호전되면 기뻣지만 마음은 늘 평안하지 못했습니다. '나 조차 아프면 안되는데..'하는..저희는 두형제였거든요.. 형이 부르심을 받고 간 후에 1년쯤 지났을까? 이상한 징후가 저에게 나타나더군요.. '광장공포' 같은 증상.. 저는 성가대 생활만 현재까지 16년째 하고 있습니다. 성가대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광장공포라는 증상은 정말 지옥과 같았습니다. 미사를 서야 하는데 미사시간이 두려웠습니다.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에.. 더욱 참기 힘들었던건..제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성가를 마음으로 느끼며 부를 수 없었던 것이었죠. 대축일 성야미사라도 있는 날이면 그 불안감은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정도로.. 그래서 전 미사 때면 늘 '주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성가만은 마음 편하게 부를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라고 기도 드렸습니다. 그래도 쉽게 변하지는 않더군요..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도드린지 몇년 후..재작년 정도였습니다. 저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제가 미사 성가 봉헌을 편한 마음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대축일 성야미사..성가를 부르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는 37년간 신앙생활을 한 셈이지만 신앙체험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정말로 주님께서는 들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가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셨을때, 진정한 마음으로 기도라는 긴 호흡을 들이키는 순간 공기와도 같이 주님의 은총이 내 가슴으로 깊이 스며든다는 것..
늘 함께 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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