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작성자송재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7 조회수3,760 추천수8 반대(0) 신고

저는 이제 서른 살의 7살짜리 딸을 둔 엄마입니다.

어린 나이에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다른 가정처럼 평범하고 아이들 키우며

그저 크게 바라는 것 없이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온 우리 가족에게 남 일로만 알았던 백혈병이 우리 작은 아이에게 일어난건 벌써 2년전 일이 되어버렸네요.

16개월의 어린 나이에 안가본 병원이 없이 고생을 하며 받아낸 진단이라곤 치료 방법도 아직은 없는 백혈병 비슷한 희귀병이 었습니다.

골수 이식 해야만 완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데...그것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아직 너무도 어린 아이에게 항암제를 맞아야 한다는게 부모로써 도저히 ...

어찌 이리도 세상이 무심하단 말인가?나에게 아픔을 주시지 이 어린것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왜 왜 ...수십번 되내이고 또 울고 하는 시간들속에 ...

그 동안 성당을 다니곤 있었지만 그다지 믿음이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었기에

주님께 기도 드리는것 조차도 너무도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매달릴 곳이라곤 주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가 항암제 부작용이 너무도 심해 하늘 나라로 갈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진단을 받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을때..."준비를 하시는것이 좋을듯 합니다."하시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

무슨 준비를 하라는 것인지 ...아이를 중환자실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위험하다고...저는 아이를 붙잡고 정말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주님 부디 골수 이식만이라도 해보고 데려가시라고."언니 골수도 맞다고 하는데 아무것도 해준거 없이 이렇게 보낼 순 없다고 제발 제 기도를 들어달라고...

정말인지 기적처럼 아이는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3차 항암을 끝내고 ,언니의 골수를 뽑아 이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꿈만 같이 행복하게 잘 지내던 일 년전 그 때.

꿈만 같던 두 달의 시간.그게 우리 가족에게 허락된 주님께서 주신 시간인줄도 모르고 꼭 살리라 믿었고...꼭 함께 하리라 그렇게 믿었는데

일 년전 오늘 다시 열이 나는 아이를  안고 .짐을 챙겨 응급실로 향하며 집을 나서며 꼭 다시 돌아오리라 ,아무일 없이 돌아오리라 ...

하지만 주님께선 우리의 계획들과 다르셨던것 같습니다.아이를 중환자실로 내려보내던 그 순간 손으로 산소 호흡기를 붙들고 있던 아이에게 "혜인아 잘하고 올꺼지 잘할 수 있어 엄마 너무도 미안하다 "하는 저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하고 오겠다고 하던 너였는데...그것이 너의 눈을 뜬 마지막이라고는 .,.....

아이는 너무도 힘들어했고,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정말 준비를 하시라고 .

원목 신부님께서도 혜인이 힘들지 않게 주님께 데려가시라고 기도하라고...

아빠와 저는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그냥 아무말 없이 멍하니 있다가 아빠가 소리를 내어 처음으로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평소 말이 없고,저 있는데선 항상 씩씩한 모습이었는데....

주님 어찌 부모가 되어 이토록 아프게 하시는건지...어찌 자식을 데려가시라 기도하게 하실까?주님 주님 뜻이라면 하루라도 더 빨리 데려가시라고..데려가세요.

그로부터 3일 후 아이는 너무도 편안히 주님 곁으로 ....

너무도 힘든 시간들이지만...너만 아프지 않다면 널 보내고 이 아픔쯤은 이겨낼 수 있다 생각했건만,자식인지라 .가슴에 뭍는게 이런건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줄 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줄....

30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간 우리 작은 딸 혜인아

남들 앞에선 웃고 있지만 웃고 있는 그 순간조차도 엄만 널 잊을 수 없단다.

그래 주님께서 널 데려가신데는 다 이유가 있으시겠지.

주님 역시도 우릴 위해 기꺼이 생명을 아끼시지 않았으니까

그리고,엄마 네가 아프면서 엄마가 깨달은 것이 많아.

아직도 병상에서 주님의 고통을 함께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그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님들.언제까지가 될 지 모르는 고통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이 묵주 기도 내내 성모님의 얼굴에 자꾸 떠오르는구나.

이 세상의 아픔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그리고 지금은 주님께 감사를 드린단다.우리에게 주신 고통의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거겠지.널 보내고 이렇게 사는것이 어찌 쉽다 말할 수 있겠냐만 ...

네게 가고 싶은맘 어찌 글로 말로 다하랴.그냥 조용히 네곁으로 가고 싶은적 한 두번이 아니지만 ....아픈 맘 참고 견디는 네 아빠가 있고,널 위해 골수 까지 뽑아준 네 언니가 있는데.....아직도 네 언니는 너에 대한 추억을 자주 얘기한단다."우리 혜인이 뭐하고 있을까" "우리 혜인이 네 살인데,무슨 말할까" "예수님이 밥을 주실까"

혜인아 주님께서 엄마에게 다시 새생명을 허락하신것도 큰 뜻이 있으신거겠지.

너또한 우리를 위해 얼마나 기도하며 걱정을 하겠니

엄만 널 그리며 울고 있지만 덜 울려고 노력한단다.어떻게 주신 생명인데...

엄만 네가 아프면서 많은 이웃들에게 도움을 받았단다.

그 동안 어려운 이웃위해 살아오지도 못한 우리에게 많은 분들의 정성에 항상 감사드리며 엄마 아빠도 아직은 너무 작지만 너에게 약속한 것들을 지키며 살고 있단다.

네가 카톨릭 신문에 났을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고,이기헌 베드로 주교님,이창영 신부님 .임성호 베네딕도 신부님 .김태진 베네딕도 신부님 그리고,우리 대모님 성모회 식구분들의 기도.그리고 널 위해 써달라고 큰 돈을 주고 가신 성함도 어느 성당에 계시는지도 모르는 신부님.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줘야 하는지 조차 정신없이 있던 저희 가족에게

"우리 자식인데 데려와야지"하시며 성당에 자리를 마련해 주신 저희  성당에 오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던 이중호 바오로 신부님께 너무도 감사를 드립니다.숨소리 없는 너를 안고,성당을 들어서던 그 날.애덕의 집 수녀님들께서 예쁘게 마련해 두신 너를 위한 자리.너의 얼굴과 몸을 닦아 주시던 신부님을 보며 한 번만 안아보고 싶은맘 너무도 컸지만 차마 안아줄 수 없었단다.널 안으면 다시 널 놔줄 수 없을것 같아서...

저희 가족을 늘 염려해주시고,한 달 동안 세라피나를 위해 미사를 봉헌해 주시고,

늘 감사함이 크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것은 기도 밖에 없는거 같아서....

마지막 가는 모습까지도 많은 분들의 기도속에 정성속에 가는 모습을 보니 신부님께선" 혜인이는 참 마지막 모습도 아름답다고 말씀하셨단다."널 보낸 아픔이 크지만 ...엄마 아빠 더 열심히 살께.혜인이가 다하지 못한 몫까지 열심히 살께.널 보내면서 정성으로 모아진 금액이 너무 크기에."어쩜 너는 주님께 가면서도 이렇듯 좋은 일을 하고 갈 수 있을까?

엄마 아빠 너와 같은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이 돈을 쓸려고 한단다.

우리도 주님께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것이 주님께서 바라시는것이겠지.

아침에 눈을 뜨면 주님께 "주님 제게 이 하루를 허락하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기도한단다.이제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를 드리고,어려운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이제 우리가 너로 인해 받았던 모든것을 다른 어려운 이웃들에게 갚으며 살아갈것이다.믿음이란건 고통이 없이는 굳건해 질 수 없는거 같다는 마음이 든다.

저는 아직 묵주 기도 5단을 다하지 못하고 잠들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고통의 신비는 너무도 하기가 힘이듭니다.기도를 하다가 꼭 울고 또 울고...주님의 고통을 다알지는 못하지만 그저 조금은 그 고통에 동참하고 있으니....어느 신부님께서 제가 지금 겪는 고통이 많은 영혼들을 구한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제게 다시 주신 새 생명이 건강하기만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저 태어난 순서대로 주님께 갈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은총은 없는거 같습니다.

저희 남편과 저는 작은 아이에 대한 얘기는 해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서로가 너무도 힘들기에 그냥 서로 가슴에 뭍고 가는것이기에...

저도 남편도 큰 아이도 잘 이겨내고 있으니 이것또한 주님의 은총이지요.

 

"너의 초라한 모습을 생각하며 용기를 잃어서는 안된다.

너를 보지 말고 나를 바라보아라.나의 십자가 공로와 나의 성혈을 바라보며

다시금 늘어지 두 다리에 힘을 주어라.너 혼자서는 결코 큰 일을 할 수 없겠지만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나와 함께 한다면 그 때는 능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너의 능력이 아니라

너의 부족함을 나에게 맡기는 것이다.

나에게 의탁해라.이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바이다.

 

너희들도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위로하고 세상의 죄악을 보속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고통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길 바란다"

 

제가 묵상하는 글의 일부분입니다.신앙이 없었더라면 주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이 고통 이길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고,늘 주님께서 저희 마음을 다 아시고 계시다는것이 큰 힘이 됩니다.

전 아무것도 해드린것이 없는데,주님은 늘 저를 사랑하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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